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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Nov 29. 2023

힌두교를 이해하려면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으로!

드발리 축제

힌두교도들은 왜 그토록 갠지스 강에 열광(?)하고 숭배하는 것일까?


히말라야 산맥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던 갠지스강은 바라나시에 이르러 살짝 북쪽으로 꺾이며 초승달 모양이 된다. 이를 신성하게 여긴 창조의 신 브라마는 세상을 창조한 후 이곳에 처음 재물을 바쳤다고 한다. 힌두교도들은 갠지스 강을 아주 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태어나면 강에서 세례를 받고, 강에서 목욕을 하면 쌓인 원죄가 없어지며 윤회의 고통에서도 해방된다고 믿어 숨을 거둔 뒤에도 그 유해를 갠지스강에 뿌린다. 


갠지스강은 힌두교도들의 삶의 시작이요 끝인 것이다.


마침 인도는 추수감사절과 같은 드발리 축제 중이라 갠지스 강 주변은 초만원이었다. 그들은 저 멀리 남쪽부터 맨발로 갠지스강까지 걸어오며 자기의 소원을 빈다고 한다. 


우리는 릭샤를 탔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엔진에 지붕을 씌운 바퀴가 3개 달린 오토릭샤도 있지만 여행사에서 준비해 준 릭샤는 자전거에 자리를 만든 것이었다. 바짝 마른 노인(?)은 언덕을 오를 때면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가 하면 연신 땀을 닦으며 그 복잡한 길을 헤치며 강으로 향했다. 타는 내내 불편했던 것은 비좁은 자리에 두 사람이 탔다는 것보다 노인이 끄는 릭샤를 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릭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뒤섞인 길을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잘도 뚫고 지났다.  타는 내내 중심을 잡느라 한쪽 다리에 최대한 힘을 줘야 했고 좌석 옆을 움켜쥔 손은 쥐가 날 지경이었다. 바로 옆을 지나는 차나 오토바이가 손을 치고 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움찔움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경적 소리와 온갖 소음으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혼잡한 길에는 소와 개들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거리를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렇게 그들 모두는 뒤엉켜 살고 있었다.


우리는 갠지스강이 내려다 보이는 좁고 침침하며 미로와 같은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지린내와 역한 비린내가 심했다. 요리하는 곳과 자는 곳 그리고 종교적 의례를 하는 곳에는 화장실을 만들면 안 된다 하여 그동안은 주로 노상방뇨를 해왔다고 한다. 요즘에는 정부에서 나서서 화장실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는 하나 곳곳에 그 냄새가 배어 있었다. 미로처럼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길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도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 남루한 건물 곳곳에는 그들의 신을 모신 아주 작은 신당이 있었다.  가끔 강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나마 숨통을 트였다.


남자의 상징인 링가와 여자의 상징인 요니를 모시고 기도를 드리고 있다.


강에는 드발리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찾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며 마침 기도가 진행 중이었다. 우리는 높은 곳에 위치한 찻집에 앉아 인도 전통 차인 짜이(녹차에 우유와 물 생강과 향신료를 넣어 끓인 차)를 마시며  수많은 배들이 오가는 갠지스 강을 바라보았다.


희뿌연  안개가 자욱한 갠지스 강은  현란한 불빛과 수많은 사람들이 내는 소음 속에서도 무심히 흐르고 있었다. 계단 위의 낡고 오래된 성체처럼 보이는 건물들은 황량하면서도 위태로워 보였다. 과연 이 혼탁한 강에서  죄를 씻어낼 수는 있을까?

가트는 강변에 있는 돌계단을 의미하며 보통 힌두교도들이 목욕재개를 하는 장소로 사용되며 일부 가트는 시체를 태우는 화장터로 사용되기도 한다.


힌두교는 하루 두 번(해뜨기 전과 해질 무렵) 뿌자를 진행한다. 이는 7명의 건장한 사제(뿌자리)가  강건 너를 바라보며 어둠을 몰아내는 행위다.

의식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강에는 배까지 띄었다.


남기의 상징인 링가에 물과 우유를 부은 후 그 액체가 바닥에 있는 여성 성기의 상징인 요니 안으로 들어갔다가 요니 밖으로 흐른다. 링가는 백단향 연고와 정제된 버터인 기 등을 바른 후 꽃으로 장식된다.  빛의 제식인 아르띠 뿌지에서는 불붙은 심지가 담긴 금속 접시를 링가 주변에 돌린다. 제식은 나팔을 요란하게 불고 북을 크게 치며 향다발들을 신상 주변에 돌리며 절정에 다다른다. 독특한 의식이 신기할 따름이다.


다음날 새벽, 다시 강을 찾았다. 이른 새벽이라 저녁만큼 인파가 많지는 않았으나 남쪽에서 왔다는 교인들은 벌써부터 새벽 목욕을 하고 있고 강변의 화장터에도 빨간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우리는 꽃과 초로 장식한 작은 접시를 들고 배를 타고 강 저편으로 향했다. 비록 힌두교를 믿지는 않지만 접시에 불을 밝히며 작은 소망을 빌었다. 

고성처럼 보이는 이곳에 정통 브라만들이 머물며 기도를 드린다.


힌두교 신자는 교리에 따라 죽은 뒤 24시간 이내에 화장해야 하므로 왕이나 부유층은 가트와 별궁을 만들어 죽음을 기다렸으며 지금도 화장터 뒤편의 몇 개의 호텔에는 그런 목적으로 갠지스강을 찾아온다고 한다.



화장터 주변에는 장작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가 하면 옷가지들도 수북하게 쌓여 있다. 아마도 입혀온 옷은 태우지 않나 보다. 평생 고기를 먹지 않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가이드의 말대로 연기만 피어오를 뿐 역겨운 냄새는 나지 않았다. 


주황색의 화려한 천으로 덮인 시신은 강변으로 옮겨지고 머리와 가슴에 갠지스 강물을 뿌린 후, 3,000년 이상 꺼지지 않았다는 조드리 가문의 신성한 불씨 아그니에 의해 시신을 태우고 남은 재는 강에 뿌린다. 


수행자나 아이 임산부 그리고 뱀에 물린 자와 병든 자는 화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행자는 돌볼 가족이 없기에, 아이와 임산부의 시신은 영혼이 순수하기에, 시바의 상징이 뱀이라 뱀에 물린 자는 시바에게 선택된 자 이기 때문에 그리고 병든 자는 타는 냄새가 역하기 때문 등의 이유로 화장하지 않고 그냥 갠지스 강에 수장해 버린다고 한다. 화장터에는 여자의 참석이 불가하다.  망자를 기쁜 마음으로 보내야 하는데 여자의 슬픈 울음이 방해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갠지스 강, 그곳에서 그들의 일상과 죽음을 보았다. 너무나 다른 문화 차이에 인상을 썼던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잠깐 본 것 만으로 뭐라 말할 수 있을까? 그저 여행하는 동안 최대한 그들을 이해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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