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의 유적지 - 성스러운 계곡

우루밤바, 오얀따이 땀보, 살리네라스, 모라이, 삭사이 와망

by 마미의 세상

쿠스코에서 북동쪽으로 약 15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우루밤바, 오얀타이 땀보 등의 유적지가 있는데 이 지역을 성스러운 계곡이라 한다. 계곡뿐만 아니라 쿠스코에서 가까운 마라스 까지를 말한다. 해발 2,280 미터의 비교적 낮은 지형에 주변에는 강이 흐르고 넓은 농토가 있고 강수량도 풍부해 농사짓기에 적합한 잉카의 곡창지대다.

L1071826.jpg
L1071825.jpg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던 절벽에 있는 캡술 호텔


삭사이 와망은 요새가 아니에요

쿠스코에서 약 2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어른 키보다 훨씬 큰 바윗돌과 크고 작은 돌을 성처럼 지그재그로 쌓아 놓은 곳은 삭사이와망(케추아어로 배부른 매라는 뜻)으로 도시 쿠스코를 만들 때 푸마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L1071586.jpg
L1071589.jpg


L1071606.jpg


잉카 문명은 철기는 물론, 청동을 이용한 도구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돌을 일정한 모양으로 만들기 어려웠을 텐데 네모반듯하게 일정한 모양으로 돌을 다듬어 높이 쌓아 올렸다. 총길이가 500 미터나 되며 일정한 간격으로 도출한 성벽은 66개나 된다. 제일 큰 돌은 길이가 5미터에 무게가 360 톤이나 나간다고 한다.


L1071592.jpg
L1071605.jpg


다들 삭사이 와망이 요새로 알고 있지만 원래는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장소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에스파냐 정복자들이 쿠스코를 점령하기 위해 1533년 도착했을 때 이곳에서 마지막까지 맞서 싸웠다고 한다. 지금처럼 훼손된 것은 스페인 군부가 쿠스코에 있는 왕궁을 허물고 그들의 성당을 지을 때 이곳의 돌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L1071617.jpg 성벽 아래로 쿠스코 시내가 보인다.

매년 6월 24일에는 잉카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부활을 꿈꾸며 인티 라이미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브라질 리우의 삼바축제, 볼리비아의 오루로 카니발과 함께 남미 3대 축제에 들어가는데 잉카시대의 복장을 차려입고 찬란했던 잉카시대의 모습을 재현한다고 한다.


공주와의 사랑을 위해 10년이나 황제와 싸웠던 오얀따이 장군

잉카의 9대 황제인 파차쿠티 때 가장 유능했던 장군은 오얀따이다. 장군은 황제의 딸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만 당시 그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데리고 이곳으로 탈출하여 성을 쌓고 수년 동안 황제와 대치하다가 황제가 죽고, 다음 황제 때에서야 사면을 받아 공주와 사랑을 이루고 살다가 이곳에서 죽었다고 한다.

땀보는 잠들다라는 뜻이다.

L1071837.jpg
L1071880.jpg
오엔따이는 라마모양으로 건설되었는데 성벽지역은 머리이고 오른쪽 도시 농장으로 이어지는 곳이 꼬리에 해당된다.


이 신대륙에는 말이 없었기에 야마는 운송수단으로 쓰이던 아주 유익한 동물이다. 약 20 킬로그램 정도의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단다.

L1071843.jpg


L1071844.jpg
L1071845.jpg
맨 위에는 군사들이 머물던 병영지역이고 왼쪽은 잉카의 행사를 진행하던 신전이다


페루에는 셀바라는 지역이 있는데 밀림에 사는 잉카의 사람들을 컨트롤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도시에서 밀림에 사는 원주민을 관리했다고 한다.

L1071840.jpg 앞에는 도시를 관리하던 행정지역이고 그 뒤의 작은 집들은 백성들이 살던 집이다


이곳은 비도 많이 오지 않는 데다 좌측에서 불어온 바람은 협곡 사이로 들어와 빙빙 돌다 나가기 때문에 음식물 건조가 잘 된다. 맞은편 산 중턱에 식량창고가 있는데 이 지역에서 잘 자라는 빠빠를 바짝 말려서 창고에 보관했다가 먹을 때 물에 불려서 먹는다. 빠빠는 당시 15년 이상 보관이 가능했는데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4년 정도만 가능하다고 한다.

L1071858.jpg
L1071873.jpg
산 중턱에는 식량창고가 있다.
L1071851.jpg 빠빠 말린 것

땀보는 숙소라는 뜻도 있다. 잉카인들은 10 킬로미터마다 땀보를 설치하고 국가의 중요한 일을 전달하는 파발꾼이나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실로 만든 매듭은 그 모양과 색깔로 어디에 뭐가 있고 어디에 어떤 식량이 비축되어 있다고 전달하던 통신 수단이다. 머리에 띠(사스키)를 두른 자가 17 킬러미터마다 있어서 사람을 바꿔가며 다른 지역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L1071856.jpg
L1071852.jpg
통신 수단으로 쓰던 매듭과 전달자의 복장


한적하고 소박한 마을 구석구석에 수로가 설치되어 있다. 동남아에서 보던 툭툭이가 이곳에서도 운송수단으로 쓰인다.

L1071877.jpg
L1071833.jpg


L1071870.jpg
L1071875.jpg


개인 사유지가 된 살리나스 염전

마라스 지역은 해발 3,500 미터에 있는 천일 염전이다. 수만 년 전 대륙판 해저 지층이 솟아오르면서 바닷물과 함께 땅속에 갇혔던 소금에 빗물이 스며 만들어진 소금물은 고지대 습곡에 샘물처럼 흘러나온다. 고산지대에 있던 이 염전 덕분에 잉카가 존재할 수 있었다.


골짜기에는 천수답처럼 높이와 형태 크기가 제각각인 작은 소금밭들이 촘촘하게 있다. 지금은 여름철이라 소금 채취는 하지 않지만 생산이 한창인 5월부터 9월에는 이 계곡이 온통 흰색으로 뒤덮인단다. 소금물을 퍼올려서 5일 동안 건조하고 다시 퍼올리고 하는 작업은 한 달에 네 번 이뤄지는데 약 7 센티미터 정도 쌓이면 채취를 시작한다.

L1071936.jpg


잉카 제국이 관리하던 염전은 스페인의 귀족 가문이 소유하다가 지금도 개인이 운용하고 있어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가 볼 수 있다.

L1071934.jpg
L1071943.jpg
입구에 있는 저 계곡으로 흘러내려오는 물이 소금물이고 호스로 각 염전에 연결되어 있다.
L1071938.jpg
L1071933.jpg
작은 밭 하나당 50~80 킬로그램이 채굴


소금은 세 가지 층이 쌓이는데 첫 번째 층은 갈색으로 목욕용이나 의학용으로 쓰인다. 바닷물보다 3~4배 더 짜고 미네랄이 함유되어 핑크빛이 도는 소금은 짠맛보다는 달달한 맛이 느껴진다고 한다.

L1071939.jpg
L1071940.jpg


L1071950.jpg
L1071951.jpg


모라이는 험하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 가야 했다. 안데스의 설산이 늘 따라왔고 비옥해 보이는 땅에 곡물을 키우지 못하는 것은 밤이면 기온이 많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황무지가 아니라 잘 개간되어 있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경작하려고 준비해 놓은 것 같다.

L1071892.jpg
L1071890.jpg
L1071895.jpg


모라이(저지대나 아래를 뜻하는 케츄아어)

마라스 마을 인근에는 지하로 한참 땅을 파내려 간 곳에 원형으로 만든 계단식 밭이 있다. 무엇을 하던 곳인지는 잘 모르지만 농업 테스트를 위해 만들어 놓은 곳으로 여겨진다. 이곳에는 빠빠만 해도 3000가지 이상이 있었는데 지금도 약 950종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농작물을 심어서 어떤 것이 살아남는지를 테스트했던 것으로 보인다.

L1071898.jpg
L1071899.jpg
L1071900.jpg
빠빠의 다양한 모습


또 다른 가설은 원형 극장이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발굴 당시 씨앗 같은 것이 발견되지 않았단다. 이 지역은 밤이 되면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데 이렇게 땅을 파 놓으면 온도가 어느 정도 유지 되기 때문에 그곳에서 어떤 공연을 했을지도 모른다.


L1071903.jpg


비가 많이 와서일까? 유난히 맑고 푸른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 정말 환상적이다. 페루에서의 5박 6일 여정이 눈에 선하다. 하늘과 맞닿은 척박한 땅에서 맨손으로 거대한 돌을 쌓아 도시를 일구었던 잉카인들에게는 경외심이 느껴졌고, 훌륭한 문화를 가졌지만 후예들에게 물려주질 못한 점을 보고는 많이 안타까웠다. 황금에 눈이 먼 약탈자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쉽게 무너져 내렸는지는 아직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긴 돌도끼 정도만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 타고 총을 쏘아댔으면 대적하기가 힘들긴 했을 게다.


칠레나 아르헨티나 그리고 브라질과 달리 척박한 땅 페루와 볼리비아에는 상대적으로 원주민 비율이 많단다. 잉카의 후예들은 아직도 주로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데 극빈곤층이다. 짜리 몽땅한 몸에 붉은 옷을 입고 둥근 차양이 있는 모자를 쓰고 등에는 봇짐을 든 그들이 선하게 웃어주는데 가슴이 아프다.


L1071917.jpg 잘 가꾸어 놓은 땅에는 어떤 작물을 심을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추픽추!-이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