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275개나 되는 이과수 폭포는 이틀 동안 이뤄졌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폭포의 상부인 "악마의 목구멍"을, 브라질에서는 트레킹 하며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또다시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도 감상했다.
세계의 3대 폭포들은 특이하게 두 나라에 걸쳐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에,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사이에 그리고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사이에 있다. 브라질 남부 마르 산맥에서 시작한 파라나 강은 브라질의 동부와 서부 그리고 밀림지대를 지나 브라질과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3개국의 국경지대를 지나 남쪽으로 지나는데 총길이가 2,570 킬로미터나 된다.
도로교통이 원활하지 않은 남미에서 이 강은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는 주요 통로였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과수 폭포를 "푸에르토 이과수"라 하는데 푸에르토는 스페인어로 항구라는 뜻이다. 2,000 킬로미터가 넘는 파라나 강 주변에는 항구도시가 곳곳에 있는데 푸에르토 이과수도 그중 하나였다.
이과수강과 파라나 강이 합류하는 상류에 있는 이과수 폭포는 원래 파라과이 땅이었다 항구가 없던 파라과이는 내륙국가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1864년 일어난 전쟁에서 처음에는 승승장구하였으나 3국(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이 동맹한 세력과 7년 동안이나 싸우다 보니 그만 전쟁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파라과이는 많은 영토를 빼앗겼고 인구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때 지금 이렇게 관광 수입을 많이 내는 이과수 폭포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게 빼앗기고 만 것이다.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기 위해 우리는 밀림 속을 30분마다 운행되는 기차를 타고 들어갔다. 폭포의 유명세가 느껴지는 것은 기차 안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다들 폭포를 볼 기대감으로 눈이 반짝였다
Garganta Station에 내려서 약 1.1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하는데 파라나 강에서 다리를 몇 개나 건너야 했다.
다리 아래에서 유유히 놀고 있는 커다란 물고기는 메기라는데 1미터는 되는 것 같다. 어쩜 저렇게 클까?
"야 그놈 한 마리만 잡으면 우리 팀 모두 먹을 수 있겠다."
에구 다른 나라 관광객이 들으면 어쩌려고 저런 말을...... 낚시 금지구역이어서 저렇게 크도록 남아 있는 걸까?
고요한 파란 물빛 위로 깃털 같은 구름을 보며 유유히 걷고 있는데 폭포 소리로 여겨지는 굉음과 함께 물안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전망대에는 관광객들로 꽉 차있어서 가까이 갈 수도 사진을 찍기도 어려웠다. 도대체 어떤 지각 변동으로 땅이 저렇게 푹 꺼져서 거대한 폭포를 만들었을까?
폭포 높이가 60~83 미터나 된단다. 잔잔한 여울에 통나무 배를 타고 가던 과라니족 원주민들을 흔적도 없이 삼켜버려 "악마의 목구멍"이라 했다. 평화로운 강에 이런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게다
드디어 전망대의 왼쪽 자리에 겨우 끼어서 천천히 악마의 목구멍 중심부로 이동했다. 온통 물안개로 뒤덮여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데다 폭포가 내는 굉음과 사람들의 아우성 소리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외국 남자가 다급하게 내 어깨를 쳐서 보니, 바로 아래 무지개가 영롱하게 피어 있다.
정말 폭포 바로 위에 아무리 큰 나룻배가 있었다 해도 그 거대한 물살에 훅하고 빠져버렸을 게다. 이만큼 떨어져 있는 전망대에서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렸다. 장엄하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10분 보면 근심이 사라지고 30 분 보면 영혼마저 빼앗겨 버린단다. ^^
아르헨티나에서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웅장한 폭포를 전망대에서만 즐겼다면 브라질에서는 왕복 7킬로미터의 길을 트레킹 하며 폭포를 즐길 수 있는데 바로 포즈 두 이과수 국립공원이다. 나이아가라의 4배인 4.5 킬로미터의 폭포 대부분은 아르헨티나에 속해 있지만 폭포가 잘 보이는 곳은 브라질이다.
저 멀리 있는 악마의 목구멍을 바로 아래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다. 비옷을 입었지만 온몸은 물이 튀어 젖었고 눈은 뜰 수조차 없었다. 대자연이 만들어 낸 황홀한 풍경 앞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어떻게 표현해야 이 감흥을 알릴 수 있을까?
이번에는 보트관광이다. 트럭을 타고 숲 속으로 한참을 달려 들어간 강가에서 다시 보트를 타고는 롤랑조페의 영화 "미션"의 촬영지 등을 올려다 보고는 아담(?)한 폭포 앞에 가더니 일부러 폭포 사이를 보트가 오고 갔다. 보트 조종사가 같은 마을 사람이라더니 다른 나라 관광객들은 두세 번 지나갔지만 우리 팀은 무려 25번이나 통과했다. 사람들은 모두 너무 좋다고 함성을 질렀지만 겨우 버텨내던 나는 이날 폭포 수에 흠뻑 젖는 바람에 걸린 감기로 귀국하고 나서도 한 달 동안이나 시름시름 앓아야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번에는 헬기를 타고 폭포를 본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의 감흥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었기에 무조건 신청했다. 헬기를 타고 오른 지 삼사 분이나 지났을까? 폭포 바로 앞에 있는 비싼 빨간 지붕의 숙소가 보이더니 그 넓은 폭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느낄 새도 없이 겨우 사진을 한 두 컷 찍었을 뿐인데 헬기 관광은 끝이 났다. 1인당 210 불이나 주었는데 말이다.
비록 헬기 관광은 허무하게 끝나버렸지만 이과수폭포는 내가 지금까지 본 폭포 중 최고였다.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를 보면 이 마음이 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