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빛으로 시작되는 봄

구례 산수유 마을

by 마미의 세상

봄봄 봄이 왔다! 매화에 이어 산수유와 개나리 목련까지 하루가 다르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노란색을 좋아하는 내가 빠지지 않고 찾아가는 곳은 구례 산수유 마을인 반곡마을이다. 겨울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너럭바위 위로 노란 팝콘을 뿌려놓기라고 한 듯 계곡에 핀 산수유 꽃을 보면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지난해 열렸던 빨간 열매가 남아 있어 더 예쁘다.


축제 중이라 마을 입구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기다리다 못해 점심부터 해결하자고 장터에 있는 김치찌개 집으로 들어갔다. 세상에! 김치보다 생갈비가 더 많은 찌개는 처음이다. 둘이 먹다 먹다 남긴 갈비는 건져다 물에 불려 우리 강아지가 먹고도 남았다. 후한 인심에 가슴이 따뜻하다.


식당 쥔장께서 10분이면 된다 해서 그곳부터 걸었다. 많이 변해 헤매다 보니 거의 한 시간은 걸은 것 같다. 지칠 대로 지쳐 반곡마을에 도착해서는 입구 벤치를 보자마자 철버덕 주저앉고 만다. 좀 쉬다가려 했는데 끝내 계곡 물소리의 유혹을 참다못해 바로 내려가보니 올해도 노란 산수유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래 바로 이 모습을 보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돌담사이에 핀 꽃이 햇살을 받으니 더 투명하다. 계곡으로 한껏 가지를 내려 빽빽하게 핀 꽃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그 꽃 앞에서 더 예쁘게 보이려고 온갖 포즈를 취해보지만 봄꽃만 할까? 물빛도 노란 꽃도 그것을 즐기는 사람도 모두 봄을 만끽하고 있다.


오랜만에 찾은 산수유 마을은 많이도 변했다. 마을 위쪽에는 사랑공원도 생기고 산수유회관도 생겼다. 산수유 사랑공원은 사랑을 테마로 만들었는지 특히 하트와 산수유 조형물이 눈에 띈다. 마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어 좋고 공원 아래에는 사랑의 미로도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은 산수유에 묻혀 보이지도 않는다. 가을에 붉은 열매가 잔뜩 피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어느새 다리가 절룩거리는 탓에 기왓장을 꽉 움켜잡으며 내려와야 했다.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나는 어느 계절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여행 후 병원 순례하느라 바쁘다.

"어제 이만 보 정도 걸었더니 죽을 지경이에요."

"어머님, 저도 이만 보 걸으면 힘들어요."

그래, 앉으면 죽고 걸으면 산다니 힘이 다 할 때까지 이 아름다운 모습 하나도 놓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