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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호 Apr 11. 2021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소송이 남긴 것은?

브런치북 제 9 편

10년간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소송은 결국 미국 연방 대법원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준말)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수십 년간의 일반적인 관행을 보존하는 저작권 보호 자료의 공정한 사용으로 간주될  있다고 판결했다. 다시 말해, 이번 판결은 오라클의 소송 및 배상의 사업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말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라클이 완전 소송에 진 것 만은 아니다. API 저작권 보호 측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인정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에서 아주 흥미로운 점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API 소송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판결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구글이 11년전 안드로이드를 만들면서 썬의 자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무단 참조했다 것에 대해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 회사를 합병한 오라클에 의해 고소했다. 이에 심리전까지 담당판사는 양사간 합의를 종용해왔고 구글이 손을 내밀었지만 오라클이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오라클이 볼 때 구글의 제안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된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자바특허 침해를 두고 오라클과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구글이 매출 배분으로 화해를 시도 했었다. 구글이 오라클에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자바특허 침해에 대해 보상금 28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구글은 이와 함께 1개 침해 항목에 대해 안드로이드 매출의 0.5%를 배분하고, 2018년 4월까지 나머지 한 항목에 대해 매출 0.015%를 배분 하겠다고 제안 했었다. 

그러나 이에 오라클은 단칼에 거절했기 때문에 결국 재판이 열렸다. 그 당시 구글의 CEO인 래리 페이지와 오라클 CEO인 래리 엘리슨은 안드로이드 OS의 자바특허 침해관련 사전심리의 증인으로 채택돼 법정에 마주하게 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은 오라클과 구글의 선고공판을 위한 배심원과 증인단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사전심리에 돌입 했었다. 오라클과 구글 측의 증인 가운데는 현재 각사의 직원뿐 아니라 전현직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출신의 임직원을 포함하고 있었다. 


한편, 자바를 놓고 불거진 오라클과 구글간 갈등이 결국 썬의 창립자와 마지막 최고경영자(CEO)까지 불러들였다. 안드로이드가 침해했다는 자바 특허 관련 법정싸움에 소환된 조나단 슈워츠 전 썬 CEO와 스콧 맥닐리 썬 창립자가 상반된 증언으로 양사 분쟁에 더욱 팽팽한 긴장을 초래 했었다. 오라클이 썬의 공동창립자를 증인으로 세워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썬의 마지막 최고경영자(CEO) 조나단 슈워츠의 증언을 본질적으로 무력화시키려 했었다.  

더욱이 자바의 아버지 제임스 고슬링도 오라클에 유리한 증언으로 한마디 더 보탰다. 오라클에 인수된 뒤 썬을 나와 잠시 구글에서 일했던 그가 구글에 비판적이고 오라클이 옳다는 견해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구글 때문에 썬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오라클이 안드로이드에 자바 코드를 사용한 방식 때문에 구글을 고소한 것은 옳다고 주장 했었다. 

이때 오라클은 원래의 양사간의 자바 '특허' 침해 소송으로 특허 개수가 줄어들자 'API 저작권' 이라는 개념으로 오라클이 피해 산정 규모를 들고 나왔다. 이에 구글은 처음엔 황당해 했으나 API 저작권에 대해 인정하고 공정 사용(fair use) 했다고 맞받아 쳤다. 

이는 오라클이 주장한 자바API 내용의 저작권 개념을 인정했고, 구글측 변호사 로버트 반 네스트는 구글이 오라클의 자바 5.0 스탠다드 에디션(SE)을 베끼지 않았으며 안드로이드가 시장에서 다른 성공을 거둔 실질적인 별개의 부산물이라고 변론 했었다.

최종 변론을 정리하자면, 오라클이 이러한 구글의 행위가 자바 생태계를 파편화시킨다고 봤으므로 자바API 저작권을 정당한 이유없이 침해했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 했었다. 이에 반대로 구글은 자바API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게 아니라 저작권법이 정한대로 권리자 동의나 이용허락없이 저작물을 활용가능한 '공정이용' 범주였다고 반박한 것을 배심원들이 판단 유보를 했으나 끝내 
이번 6-2 판결은 구글에게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 


구글이 사용자가 얻은 재능을 새롭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것만 취하여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다시 구현 한 경우, 구글의 Sun Java API 복사는 법에 따라 해당 자료를 공정하게 사용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판결문의 다수의 의견의 저자인 스테판 브레이어  판사가 썼다. API는 지정된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정의하는 현대 기술의 중요한 컴포넌트이다. 오라클은 API가 창의성의 새로운 표현이라고 주장하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API 아키텍처의 컴포넌트를 고려하는 수많은 컴퓨터 과학자 및 일상적인 개발자로부터 이의를 제기했다.

따라서 법원은 사용 목적과 특성, 저작물의 특성, 저작물과 관련하여 사용된 부분의 양과 실질성에 대한 구성 요소들을 검토한 후, 구글의 편에서 오라클에 유리한 하부 법원 결정을 기각했다. 이것은 전체 작업 및 저작물의 잠재적 시장 또는 가치에 대한 사용의 영향을 공정 사용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결정했었다. 트윗으로 구글의 글로벌 문제 담당 수석 부사장인 켄트 워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의 구글 대 오라클 대법원 판결은 혁신, 상호 운용성 및 컴퓨팅 측면에서 큰 승리이다. 지원해 주신 미국 최고의 혁신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및 저작권 학자 덕분이다. 

더 광범위한 분석을 해보면?


사실 대다수의 의견은 API가 저작권 보호 대상인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던 것이 어쩌면 이 소송의 중요한 쟁점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 판결문은 다음과 같다.


다른 수많은 컴퓨터 프로그램과 달리, 복사된 라인의 가치는 API의 시스템을 학습한 사용자 (다시 말해,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투자에서 파생된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차이를 감안할 때 여기에 공정 사용을 적용하는 것은 의회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 제공한 일반적인 저작권 보호를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다.  

R 스트리트의 선임 펠로인 찰스 듀안은 트위터 스레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사례는 API 재구현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공정한 사용 사례는 이제 종종 사용자의 선 또는 악의적 믿음에 달려 있다. 이 사례는 진행 상황과 경쟁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을 선호하는 관점을 크게 거부한다.

의사 결정의 대부분은 API를 재생산하는 것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좋다는 사실에 집중되었다. 개발자가 자신이 만든 모든 새 프로그램에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유하게 지정해야 한다면 상호 운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든다. 


프로그래머들에게 유사한 호소력을 가진 대체 API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과 어려움을 감안할 때 여기에서 시행을 허용하면 Sun Java API의 선언 코드가 새로운 프로그램의 미래 창의성을 제한하는 잠금장치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오라클 만이 열쇠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오라클이 선호하는 결정은 최신 소프트웨어 개발, 특히 주로 API를 통해 구현되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오라클 자체도 AWS의 S3 API를 복사하여 자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재구현 했을 때 불법으로 간주 되었을 것이다.  

자바는 2009년 오라클이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기 훨씬 이전을 포함하여 매우 오랫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에 광범위하게 사용 되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Java API를 사용하는 것이 침해로 간주 되었다면 오라클은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자바와 상호 작용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한 수많은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부터 보상을 구한다. 또한 하버드 법학 스쿨의 사이버 법학 클리닉의 임상 강사인 켄트릭 앨버트는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유자의 재정적 이익에 어떤 해를 끼치나요? 라고 제한적으로 간주하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API를 사용하여 보다 광범위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API를 재 구현하고 이러한 종류의 광범위한 공익을 제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많은 법원은 시장에서 저작물 사용의 일부로 공익을 고려하는 것을 꺼려했다. 

성명서에서 오라클은 실제 결정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으며 당면한 API 문제보다는 구글에 직접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오라클 대변인인 데보라 헬 링거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구글 플랫폼이 점점 더 커지고 시장 지배력이 더 커졌다.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경쟁 능력이 낮아졌다. 그들은 자바를 훔쳤고 독점자 만이 할 수있는 것처럼 소송에 10 년을 보냈다. 이러한 행동이 바로 전 세계의 규제 당국이 미국은 구글의 비즈니스 관행을 검토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클라렌스 토마스와 사무엘 엘리토 판사는 다수의 판결에 반대했다.


저작권을 건너뛰면 대다수가 방법론을 뒤엎고, 법원은 공정 사용 분석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결론을 회피하게 된다. 의회는 코드 선언과 구현 사이의 범주 차이를 거부했다.

이번주 월요일의 결정은 저작권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향후 입법 조치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해서는 현상 유지를 유지한다. 그리고 향후 다른 공정 사용 사례에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덧붙여, API 분석이 수행되는 방식과 브레이어 판사가 고려한 유형은 사람들이 실제로 공정 사용에 대해 더 광범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많은 법적 여지를 남겼다. 

또한 저는 비록 오라클이 자바 특허 소송 침해에 대해 패소 했지만, 자바 API 저작권에 대해 공론화 했고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인정하는 첫 사례를 받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AWS와 같은 향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플랫폼이나 서비스(PaaS 또는 SaaS)의 권리 주장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위에서 많은 B2B API 서비스를 해 나가는 스타트업들에게도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 받을 수 있다는 사례가 생겨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아닐까 다를까 때 마침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JDK Preview 버전을 내놓았고, 머지않아 나스닥 상장할 것 같은 국내 기업이 실리콘 밸리에 정착한 센드버드사 채팅 API 가 미국 B2B 기업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 모호한 API 저작권 소송이 들어오면 이번 사례가 선례로 작용하여 막아줄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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