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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호 Nov 25. 2016

시계와 웨어러블의 징검다리, 애플 워치

미국 샌프란시스코 애플 스토어 현장 스케치  

애플 워치 2가 나온 시점에 애플 워치 1 칼럼을 올리는 심보는 무엇인가 라고 반문하실 수 있겠지만, 시간 날 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적은 칼람을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칼럼은 2015년 4월 13일에 적었던 칼럼으로 지난 3년 동안 웨어러블 시장이 약간 정체기를 겪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애플 워치가 향후 나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면 의미가 있겠습니다. 또한  방수 기능 등을 포함한 애플 워치 2의 소소한 업그레이드는 나름 만족할 것입니다. 그리고 웨어러블 시장에서 Fitbit과 함께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제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년 4월 10일 온라인에서 사전 주문을 시작한 뒤 6시간 만에 전 세계 출시 국가에서 애플 워치가 모두 다 팔리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애플 워치에 대한 많은 IT 전문가의 우려를 보기 좋게 걷어낸 사건이기도 합니다. 애플의 다른 제품은 발표 후 1개월 내 판매를 시작했던 반면, 애플 워치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지난 2014년 9월 9일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모습을 비춘 뒤, 지난달 10일 또 한 번 비슷한 내용이 발표되며 실망감을 들어냈습니다. 애플 워치는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한 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한 애플 스토어 매장에 방문해 직접 착용하고 사람들의 반응들을 살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당시 애플 워치는 아이러니하게도 매장에서는 당장 구매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온라인 스토어에서만 예약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주문 전 매장에서는 애플 워치를 직접 차볼 수 있도록 크루들이 도와주었습니다. 애플은 사전에 디자인 조사를 거쳐 42mm와 38mm 두 기종으로 출시했고, 남녀 취향이 다르고 애플 워치를 차고 밖과 안에서 활동할 때 용도를 고려해 실리콘, 가죽, 스테인리스, 머티리얼 등 다양한 재질의 시계 끈을 여러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애플스토어 현장에 가다

처음 애플 워치를 착용한 느낌은 생각보다 가벼웠습니다. 손목에 탁 감기는 것이 일반 시계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필자는 점원에게 애플 워치 스포츠와 워치 등, 두 가지 모두 신청해 시계줄 달린 것으로 모두 차 봤습니다. 동작하는 소프트웨어와 앱은 실제 아이폰과 동기화되지 않아 조금은 다를 수 있었지만 충분히 직접 동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1 - 처음 손목에 찬 본 애플 워치 화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애플 워치의 홈 스크린 클릭 이후 실행하는 앱의 인터페이스가 아이폰과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스왑 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탑-다운(Top-down) 스왑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서 헷갈렸습니다. 다만, IT 매장이 아닌 시계 매장이나 고급 부띠끄에 와 있는 느낌이 들게 해 줬던 부분은 신선했습니다. 링크 브레이시릿 밴드가 손목에서는 길어서 고리를 줄일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점원이 시계방 직원처럼 상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사진 2 - 애플스토어 점원이 시계를 꺼냄]

이날 애플 스토어는 아이폰6 출시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늘 출시일에 맞추어 늘 긴 줄을 서는 광경을 볼 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지난번 아이폰6 출시 때 전 세계 매장 앞에서, 중국 노인이 아이폰을 불법 거래하는 모습이 기업 이미지에 나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또한 애플 워치를 사기 위해 적어도 최소 2시간 이상 밖에서 서 있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불편하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물론 애플 팬들은 충분히 그러할만하다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밤새 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만)


[사진 3 - 애플 스토어 내부 방송사 인터뷰 장면]

애플은 매번 초도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소비자들의 원하는 양과 기업이 판매하는 공급량이 애플이 판단하는 것보다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제품 출시 후 매번 1~2개월은 제품을 구매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애플 워치는 모두 온라인 웹 스토어에서만 살 수 있도록 한 것 같았습니다. 지금쯤 주문하면 7월 정도 받을 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온라인 스토어가 새로 업데이트되자마자 주문한 사람들은 4월 말쯤에서 5월 첫째 주, 그리고 그다음 오전 12시 30분경에는 5월 둘째 주에서 셋째 주 이후 배송 알림이 떴습니다. 필자와 주위 지인들의 경험을 유추해 볼 때 아마도 컨테이너 궤적량에 따라 배송하는 온디맨드 공급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애플 워치가 공식적으로 얼마나 판매됐는지 공식 발표는 없는 상황이라서 전체 주문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한편으로는 초반에 버즈를 일으키기 위해 일명 ‘솔드아웃(Sold-out)’ 마케팅 작전을 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014년 말 출시된 아이폰 6도 초기에는 3000만 대 물량을 판매한 것을 토대로 본다면 애플 워치 수량을 과거의 데이터에서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주문한 만큼 실시간으로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추론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애플 워치가 실패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 중에는 “애플 워치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킬러 앱이 무엇인가?” “구글 글라스처럼 테크 긱스(Geek)들만 선호하지 않을까?”와 같은 의문점도 많았습니다.


[사진 4 - 애플 워치 스포츠 디스플레이]


얼마나 많은 애플 워치 앱이 준비되어 있는가?   

매장에 있는 애플 워치 앱은 애플이 선탑재한 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므로 정확히 얼마나 많은 앱이 준비됐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2014년 애플 워치 소프트웨어 개발킷(SDK) 베타 버전이 처음 발표됐을 때 참가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다양한 앱이 준비돼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애플 워치 해커톤에서는 적어도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리어(Bay Area)에 있는 ‘스트라이프(Stripe)‘나 ‘코인베이스(Coinbase)‘ 같은 핀테크 업체나 우버, 음식 배달 스타트 업 엔지니어가 자사 앱을 애플 워치에 적용하기 위해 정보 수집하러 해커톤 현장에 와서 함께 토론을 했습니다.


[사진 5 - 캐피털 원 카페에서 개최한 애플 워치 해커톤] 

지금 당장 애플 워치가 성공했다고 판단하기는 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만, 스마트워치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에서 지나치지 않습니다. 삼성이 기어 시리즈를 발표하고 구글이 스마트워치 전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웨어를 먼저 발표하며 선점을 하고자 했지만 소비자들의 호응도를 이끌어 내지 못했습니다. 페블 또한 극소수의 팬만 만족시켰을 뿐, 애플 워치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절대 반지는 아니고 스마트워치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애플의 다른 점이 있다면 가격이 2,200만 원에 육박하는 애플 워치 에디션(18K 도금)을 1시간 만에 완판 시킨 중국과 같은 거대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IT를 뛰어넘어 애플 워치를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습니다. 애플은 전통 시계를 디지털로 뛰어들게끔 영감을 불어넣었고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사실임에 틀림없습니다. 


애플 워치는 패션너블 한 정통 시계와 디지털 웨어러블 경험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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