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선영 Nov 05. 2024

초등학교 3학년의 첫 외출

금요일 저녁을 먹고 있는데 딸아이가 말한다.


"엄마, 나 일요일 12시에 친구들하고 약속 있어."

"어?" 나는 놀라서 묻었다. "누구랑 약속 있는데?"

"은채 수아랑 만나서 놀기로 했어."

"아 그래?" 엄마 없이 친구들과 약속을 잡은 상황이 처음이라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처음으로 걸음마를 했던 날.

엄마라고 처음 불렀던 날.

미음을 처음 먹었던 날.

혼자 샤워를 한 날.

혼자 손발톱을 깎은 날.


아이의 처음은 나에게 경이로운 감정을 안겨주었었다.


외출을 혼자 한다고 했을 때는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쁨보다는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아이가 집에 없는 3시간 동안 계속 전화하고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계속 보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담담하게도 내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엄마와 약속한 시간 안에 현관을 들어서는 모습을 보니

왜 이리 뿌듯하고 흐뭇한지 

아이는 이렇게 조금씩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있구나!

새삼 느끼는 하루였다.


언제가 엄마 손길이 필요 없어지니 시기에는 

또 어떤 감정일까 궁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작가의 이전글 내면의 감정과 미니멀라이프의 관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