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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피디 Jul 25. 2016

엄마 고마워, 방콕을 선물로 줄게

방콕 자유여행 준비 시작!

여름이다. 오늘이 7월 25일이니 이번 주와 다음 주가 본격적인 휴가철 성수기가 되겠다.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고 4월에 하노이로 한차례 여행을 다녀온지라 이번 여름휴가는 패스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나 여름휴가는 일 년의 꽃이니 떠나야 마땅하다. 


올해 4월, 내가 찍은 하노이


이번에 여름휴가를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바로 엄마 때문이다. 저번 주에 동생이 입대를 하고 엄마는 결혼 후 처음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동생과 내가 다섯 살이나 터울이 지는 터라 엄마의 자유는 길고 느리게 왔다. 내가 입시를 끝내니 동생이 고등학생이 됐고, 취업 관문에서 좌절하고 있을 때 동생은 재수를 선택했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몇 년 끝에 나는 일을 시작했고 동생은 군대로 보내졌다. 약 10년 가까이 참 스펙터클했다. 이번 여행은 그 모든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을 엄마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우리 엄마는 모든 면에서 매우 신중하다. 때문에 실수를 별로 하지 않지만 하나하나 따지고 걱정하고 계산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서 지르지 못하는 성향이 있다. 반면 나는 일단 지르고 본다. 특히 여행에 있어서는. 


엄마 세대의 사람들에게 해외여행은 일종의 사치였던 것 같다. 엄마가 젊었을 땐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훌쩍 떠난다는 게 지금처럼 가벼운 일이 아니었을뿐더러, 그리 넉넉지 못한 상황에서 모든 우선순위 위에 여행을 올려둔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도 그 나이 때의 '일반적인 엄마'이기에, 내가 "방콕행 비행기표와 좋은 호텔을 예약했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랑 방콕에 가겠다."라고 말했을 때 얼굴에 들뜬 모습이 역력하면서도 망설임을 놓지 못하는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나의 여행에 몇년째 함께하는 잔스포츠 배낭, 그리고 나이키 운동화



나도 돈이 많고 시간이 넘쳐서 여행을 가는 건 아니다. 그저 며칠간의 호사를 위한 몇 주의 빈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여행을 좋아하는 요즘 젊은이들 중 하나다. 주말을 쪼개 글 써주는 알바를 하고 신용카드 한도까지 할부를 그어가면서도 비행기표를 끊어놓고 계획을 짜는 그 시간들이 나에게는 더 없는 행복이다. 


물론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가는 여행이니, 내가 모든 비용을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친 덕분에, 나 혼자 가면 하루에 오만원도 안 되는 숙소에 묵었을 것을 엄마를 위해 몇십만 원짜리 특급호텔을 예약한 덕분에, 오늘 들어온 내 월급은 바로 로그아웃 됐지마는.




여행 날짜는 9월 초 3박 5일이다. 방콕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은 3일 꼬박. 엄마가 가장 하고 싶어 하던 마사지를 제일 먼저 예약하고 시간만 되면 정보의 바다를 검색하는 중. 여행을 준비하면서 얻은 다양한 정보를 꾸준히 연재할 계획이다. 물론 가서 얼마나 재밌게 놀고 왔는지도!


꺅 신난다!!!!!!!!!!!!!!!!!!!!!!!!!!!!!!!!!!!!!!!!!!!!!!!!!!!!


내 지갑을 털어간 쉐라톤 그란데 수쿰윗 방콕의 수영장 (출처 호텔스닷컴). 내가 퐁당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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