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무게 어른의 무게
나를 지키는 날들의 요가①
이십 대에는 서른의 문턱만 넘어서면 내 인생도 안정권의 궤도에 들어설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나이를 한 해 한 해 먹어도 어른이 되기는커녕 여전히 어리석고 미숙한 자신에게 놀라는 와중에도, 서른만큼은 나를 견고한 사람으로 완성시켜줄 수 있는 나이라고 믿었다.
이제 막 사회생활에 진입한 풋내기 시절엔 미팅 자리에서 더러 듣던 '어려 보인다'라는 말이 그리도 싫었다. 칭찬으로 들리기 보다 '어설퍼 보인다'와 동격으로 들렸던 것이다. 어서 빨리 서른의 노련함이 내 얼굴에 새겨지길 바라던 시절이다.
그러나 막상 서른의 문턱을 넘어서도 나는 그대로였고 바뀐 것은 더 이상 실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노려보던 세상뿐이었다. 이십 대에 꿈꿨던 근사한 커리어우먼은 온데간데없고 몸만 별 수 없이 늙어버린 것을 깨달았을 때의 상실감이란.
이십 대는 젊음이라는 미명 아래 흔들렸다면 서른에는 현실도피를 위해 방황했다. 때로는 어리석은 연애, 때로는 술 몇 잔에 휘발되고 마는 관계들, 또 때로는 돌이키면 아무것도 아닌 명분들 속에 나는 자주 숨어있었다.
방황 조차 지겨워지던 그 시절 나는 우연히 요가 매트 위에 올라서게 됐다. 우연했지만 운명 같았다. 그곳에서만큼은 모든 것을 떨칠 수 있었다. 고요한 명상을 뒤로 몸을 바삐 움직여 땀을 흘려내면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이 씻겨 나가는 느낌조차 들었다. 턱 밑까지 차오르던 숨이 편안해지고 어깨의 묵은 긴장도 툴툴 털어낸 시간. 조금씩 나는 정돈이 되어 갔다. 어리석은 관계와 명분들을 비집고 진짜 내가 말하는 것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게 됐다.
서른은 여전히 어설프지만 괜한 욕심만 차오르는 나이였다. 지금껏 쌓아온 것들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욕심으로 꽉 차있었던 요가 매트 위에서 모든 것을 비워냈다. 그렇게 매트에 오른 지 5년째 되던 해, 나는 이십 대의 절반과 삼십 대의 절반을 온통 쏟아 부운 기자라는 직업을 내던지고 요가 강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나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 이곳이었던 것처럼, 자신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이 잠시 쉬어갈 곳을 내어주고 싶었다. 미간의 주름을 펴내고 어깨의 긴장을 떨치고 척추 마디마디를 넓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감당하기 힘든 어른의 무게 속에 방황하는 이들이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우선, 우리 숨부터 제대로 쉬고 봐요.
나를 지키는 날들의 요가 ① 명상
영상과 함께 요가의 기본, 호흡을 함께 진행해볼게요. 영상은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어요.
영상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글로 보는 요가 수련
먼저 매트에 편안하게 앉아보세요. 손으로 내 엉덩 살들을 꺼내보세요. 두 엉덩이 밑에 톡 튀어나온 뼈가 느껴지시죠. 좌골 뼈라고 합니다. 이제 그 좌골 뼈로 도장을 찍듯 매트를 꾹 눌러보세요. 그 가벼운 압력을 이용해 나의 척추를 바르게 펴내는 상상을 해보세요. 상상만으로도 나의 척추는 보다 가벼운 탄성으로 올바른 방향을 향해 뻗어갈 거예요. 이제 내 몸의 무게중심을 살짝 엉덩이 뒤쪽으로 가져가 보고, 나의 어색한 손들은 손바닥을 천장을 향하도록 편안하게 무릎 위에 두세요.
호흡을 시작해볼게요. 시작은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비워내는 것으로 해볼게요. 두 번째에는 숨을 마실 때 나의 갈비뼈를 관찰해볼 거예요. 갈비뼈 마디마디가 넓어지는 느낌을 느껴보세요. 내 척추가 좀 더 자유로워집니다. 숨을 비워낼 때 내 배꼽을 등 쪽으로 조금 당겨볼게요. 나도 모르게 코어에 힘이 생겨요.
세 번째 호흡은 좀 더 깊고 넓게 가져가 볼게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당신만의 호흡을 유지하며 명상을 이어 나가볼 거예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에 집중해보세요. 호흡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당신의 몸을 알 수 있게 되고 그것은 당신 자신의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의 시작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