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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배 Jan 14. 2019

20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

<뒤늦게 쓴 여는 글>

고작 서른의 절반을 넘어버린 나이가 됐다고 이십 대들에게 어쭙잖은 충고나 하는 글로 비치는 것이 솔직히 가장 두렵다.


나의 이십대는, 내 주변의 이십대들과 비교해 좀 달랐던 것은 사실이다. 평균의 기준은 애매하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속한 집단의 구성원들의 그것보다는 조금은 힘들고 조금은 결핍을 느끼며 살아왔다.


나는 대학 4년 동안 학비와 생활비를 버느라 그 흔한 개강파티 한 번 마음 놓고 참석해보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그 시절 아르바이트로 채 메우지 못한 학비를 갚고 있기도 하다. 서울행과 함께 시작된 경제적 홀로서기는 꽤 혹독했지만, 또 그 경험들이 나를 조금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시켜준 것도 사실이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작은 인터넷 언론사에서 연예부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흔히 기레기 소리를 듣는 직업이긴 하지만, 내가 하는 일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 물론 회사의 필요로 인해 하찮은 기사들을 쓸 수밖에 없는 순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진짜 조명이 필요한 이들을 발굴해내는 일을 나는 즐겼다. 진짜 비평을 배우려고 노력했고, 이 산업에서 꽤 드물게 존재하는 진정한 스승도 찾았고 그 스승을 통해 삶의 중요한 가치를 또 한 번 배우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방송 매체를 통해 나라는 사람이 다양하게 노출되는 경험도 했었고, 그런 나를 누군가들은 자랑스러워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의 내가 잘 나가는 30대 CEO가 됐다거나 누구나 알 만한 유명인사가 된 것은 결코 아니다. 누구나 우러러볼만한 성공신화의 사례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내가 속한 업에서 소소한 성과를 얻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 한편,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누구보다도 더 유리천장을 절감하게 된 사람이고, 이제는 나의 가정과 일의 진정한 양립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 중인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직은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움켜쥔 대단한 커리어우먼은 결코 아니며 언젠가 그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아슬한 경계임에도 그 둘을 모두 파괴하지 않고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를 바랄 뿐이고, 그 와중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지혜롭게 포기하는 법도 배우고 싶은 그런 사람이다. 그러니 지극히 평범하고 이룬 것이 딱히 없어 보이기도 하는 나의 충고나 조언의 울림이 얄팍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현재의 내 삶은 불행보다는 행복에 가까우며, 그러니 부디 평범하고 이뤄낼 것 없어 보이는 인생임에도 겁먹지 말고 삶을 성큼성큼 살아가 보라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만약, 보란 듯 성공하고 싶다면 나의 조언들은 별 가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성공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내가 하는 이야기들의 울림이 전달될지도 모르겠다. 늘 내 가슴에 맴돌던 내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조언의 형태로 펼쳐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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