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警句)

자작 시

by 가을장미


스크린 자동문이 열리자

김밥 옆구리 터지듯

사람들이 튀어나간다

“발 빠짐 주의”

“발 빠짐 주의”

열차와 간격이 넓은 승강장 사이

엄마의 잔소리처럼

꼭 반복해 들리는 소리

종일토록

원점과 종점을 회귀하며

썰물과 밀물에 밀리는 밥알 같은

승객들을 토하고 삼키며

“발 빠짐 주의”

“발 빠짐 주의”

하루의 안착을 기원하며

잘 말은 김밥처럼

몸과 마음의 틈새 꼭꼭 메우라고

이명처럼 들리는

지하철 아포리즘 뒤로 하고

계단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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