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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un 20. 2022

믿음 품고 무한한 우주, 저 너머로!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리뷰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시리즈 '토이 스토리'가 시즌 4에 이어 3년 만에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5편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나, 대신 우디와 더불어 '토이 스토리'를 상징하는 캐릭터 버즈 라이트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작 '버즈 라이트이어'가 공개된 것. 


'버즈 라이트이어'는 '토이 스토리' 장난감들의 주인인 앤디가 최애 장난감이었던 카우보이 우디를 제치고 버즈 라이트이어를 꼽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토이 스토리' 팬들 사이에서 우디와 더불어 인기 캐릭터 양대산맥이었던 버즈였기에, 그의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은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영화는 초반부터 스피디한 전개로 몰아친다. 버즈 라이트이어(크리스 에반스)가 동료 우주특공대원과 과학자들을 태운 우주선을 이끌고 지구로 돌아가던 중 잠시 외계 행성에 착륙하는 순간부터 자신의 실수로 지구에 귀환하지 못하고 강제로 머물게 되기까지 짧고 굵은 도입부로 흥미를 유발한다. 


실수 만회와 임무 완수를 가슴에 품고 하이퍼 스피드 미션을 통해 계속 귀환에 시도하는 버즈, 그러나 도전할 때마다 동료들이 정착한 행성의 시간은 4년이나 흘러버린다. 중력이 달라진 두 공간의 시간 차이가 발생하는 상대성 이론부터 시간 이동, 순간 이동 등 우주를 배경을 삼은 SF영화적 요소를 현실성 있게 반영하고 있어 기존의 픽사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광활한 우주 속에 점점 고독해져 가는 버즈의 감정선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인장을 찍고 나온 작품답게, '버즈 라이트이어'도 어른이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드라마와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던 버즈도 계속되는 미션 실패를 통해 고뇌하고 갈팡질팡하는 면모는 현실 속 우리네 모습이 많이 반영되어 있어 공감대를 형성한다. 엘리샤 호손(우조 아두바)의 손녀 이지 호손(케케 팔머)이 이끄는 어딘가 2% 부족한 특공대가 점점 성장하는 서사도 꽤나 뭉클하다. 


동시에 '믿음'의 중요성도 스토리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 '나는 중요한 존재여야 한다', '믿음에 부합해야 한다'는 버즈의 믿음은 때때로 위험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엘리샤의 굳건한 믿음이 있었기에 버즈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도 계속 도전한다.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자양분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지점이다.


또 심심찮게 웃음을 안겨주는 고양이 로봇 삭스(피터 손)의 매력과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 다양한 인종과 성소수자들의 포진 등 '버즈 라이트이어'가 시사하는 바는 꽤 많다. 그러나 조금 더 나아가 진한 감탄사를 안겨줄 국물 맛 같은 감동과 묵직함이 살짝 아쉽다. 깊이감을 줬던 '토이 스토리' 시리즈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


물론 영화 말미에 던진 쿠키 영상 3개를 통해 이번 편보다 더 나은 후속편이 나올지도 모른다. '토이 스토리'로부터 믿음을 품고 무한한 우주, 저 너머로 향하는 '버즈 라이트이어' 시리즈로 뻗어나가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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