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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ul 15. 2022

덕질하던 너도 히어로 될 수 있어!

드라마 '미즈 마블' 리뷰

덕질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망은 자신이 오랫동안 광적으로 좋아했던 인물, 장르 등에서 전문가가 되거나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부른다. 아마 '미즈 마블'의 주인공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은 성덕 오브 성덕이 아닐까.


'미즈 마블'은 어벤져스의 일원 캡틴 마블(브리 라슨)의 열렬한 덕후인 16살 소녀 카밀라 칸의 이야기를 6부작 드라마로 제작했다. 카말라 칸은 언제나 히어로에 대한 상상력이 가득 하나, 부모님이나 학교 친구들에겐 엉뚱한 괴짜로 보인 채 무시당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뱅글을 손에 넣게 되면서 슈퍼히어로로 인생 2막을 시작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중에선 최초 무슬림 히어로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또 '블랙 팬서'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그리고 '문나이트'처럼 기존 히어로 캐릭터들과는 다른 문화권을 배경으로 삼은 만큼, 이색적이고 신비한 풍경들을 선보이며 흥미를 유발하기 충분하다.


그러나 '미즈 마블'은 히어로물보다는 하이틴 장르에 더 가깝다. 저지에 거주하는 파키스탄계 미국인인 카말라 칸이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혼란을 겪으면서 점점 한 단계씩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다. 여기에 첫사랑, 친구관계, 가족과의 갈등까지 전형적인 사춘기 소녀 서사로 풀어낸다. 



카말라 칸이 히어로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사춘기와 방황, 그의 가족과 뿌리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히어로 영화의 필수요소인 액션은 다른 MCU 작품들보단 비중이 적은 편이다. 앞서 언급한 주인공의 설정 영향으로 액션이 적을 수밖에 없으나, 그동안 마블 특유의 다이내믹한 액션 신을 기대했다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미즈 마블'만의 또 다른 특징은 애니메이션 같은 아기자기한 연출력이다. 기존 MCU의 웅장하고 화려한 화면 효과보다는 유쾌하고 마블 코믹스 원작에 가장 가까울 만큼 만화적인 느낌을 많이 가미하고 있다. 


이 만화 같은 연출 아래 그려지는 사춘기 소녀의 서사를 이만 벨라니가 맛깔나게 잘 소화해낸다. 다채로운 표정, 꿈과 현실 사이에 방황하는 내면 연기, 통통 튀는 매력이 '미즈 마블'만의 스타일을 더욱 부각하는데 한몫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즈 마블'에 녹아 있는 파키스탄-인도 사이의 갈등이다. 카말라 칸과 그의 가족의 뿌리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장치이긴 하나, 내전으로 갈라진 역사를 제3자가 잘못 이해하고 왜곡시킨 부분이 계속 눈에 밟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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