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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ul 25. 2022

액션만큼은 '엔드게임'급 클래스

영화 '그레이 맨' 리뷰

이것이 제작비 2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물량공세를 펼친 영화의 액션 클래스인가. MCU에 굵직한 한 획을 긋고 떠난 루소 형제가 내놓은 영화 '그레이 맨'은 액션 하나만큼은 그들의 대표작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마크 그리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그레이 맨'은 공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소니 픽처스에서 제작되려고 했으나 무산됐고, 브래드 피트가 메가폰을 잡을 뻔했다. 또 샤를리즈 테론이 주인공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루소 형제-넷플릭스 버전으로 만나게 됐다. 더욱 돋보이기 위해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 에반스, 아나 데 아르마스, 레게 장 페이지 등 호화로운 라인업으로 무장해 공개 전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레이 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대작 히어로 영화를 통해 화려한 액션 시퀀스로 정점을 찍은 루소 형제 손으로 빚어낸 액션 시퀀스들이다. 포문을 여는 방콕 신년맞이 불꽃놀이 축제 신부터 시선을 강탈한다. 타깃 '시에라 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식스(라이언 고슬링)와 그를 백업하는 파트너 미란다(아나 데 아르마스)의 액션은 화려했다. 


그 뒤를 잇는 비행 중인 비행기에서 사투는 아찔함의 연속이었고, 프라하 시내 전체를 배경으로 벌이는 대규모 액션 시퀀스는 흡사 MCU 히어로 영화에 비견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넷플릭스 스트리밍 공개되기보다 한 주 앞서 극장에서 개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달까. 



주로 총격과 폭발이 난무하는 현대적인 액션이긴 하나, 원거리보다는 근접전 혹은 1대 1 액션이 짜여 있어 박진감과 쾌감이 배가 된다. 특히 주먹, 칼 등을 활용한 아날로그 형식의 액션 신도 만날 수 있어 첩보 액션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저 '레드 노티스'처럼 돈으로만 덕지덕지 바른 액션과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는 것.


액션 장르라고 소개한 만큼,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그레이 맨'. 외형적인 화려함에 반해 스토리는 기존 영화들과 비슷한 결로 흘러간다. '존 윅', '본'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무적 치트키 식스, 클레어 피츠로이(줄리아 버터스)를 구하러 가는 식스는 마치 '레옹', '아저씨'와 닮아 있다. 서사나 스토리텔링에서 차별점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는 부분.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액션 영화' 부분에 올인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장 캐릭터들도 기시감이 느껴지면서도 색다른 면이 느껴진다. 라이언 고슬링이 분한 식스는 여타 첩보 액션 영화 주인공스러우면서도 매사 감정의 폭이 크지 않은 채 "오늘은 평범한 목요일"이라는 담담한 위트를 남기는 매력을 지닌다. 크리스 에반스의 로이드 핸슨은 튀는 콧수염처럼 영화 내내 통통 튀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또 여성 캐릭터들은 일회용으로 소모되지 않고, '요원' 역할에 제 몫을 다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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