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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Feb 17. 2023

MCU가 쏘아 올린 '캉'받는 대서사, 시작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리뷰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보는 이들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는 이 영화를 통해 인피니티 사가 이후 '캉'받게 만드는 멀티버스 사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건 확실하다. 


페이즈 4가 시작되면서 MCU는 그동안 새롭게 등장하는 히어로들 소개, 기존 캐릭터들의 개별 서사 빌드업을 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페이즈 4 라인업을 2년 간 선보이면서 탄탄한 작품성과 스토리 빌드업, 재미 모두 잡은 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유일할 만큼 안습한 평가를 받았다. 그렇기에 페이즈 5의 문을 여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영화 하나만 놓고 봤을 때, 완성도 자체는 킬링타임으로 즐기기 충분할 정도로 괜찮은 편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때부터 언급되어 왔던 양자역학, 페이즈 4를 관통하던 멀티버스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스토리라인 자체는 흠잡을 곳이 없어서다. 어벤져스 일원으로 활약했던 '앤트맨' 스캇 랭(폴 러드)과 '와스프'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의 앤트맨 패밀리가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로 빨려 들어가고 그곳에서 빌런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는 게 전부다.


새로운 편을 공개할 때마다 관객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던 MCU의 CG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로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긴다. 우주 속의 우주인 양자영역을 다양한 배경과 캐릭터들로 구현해 시선을 압도한다. 앤트맨과 와스프, 여기에 훌쩍 커 히어로 자질을 갖춘 캐시 랭(캐서린 뉴튼)이 선보이는 액션 케미는 확실한 쾌감을 선물한다. 앤트맨 패밀리의 유머 티키타카와 팀플레이는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어벤져스를 연상케 할 정도. 앞으로 주요 대척점에 설 캉을 향한 호기심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나 문제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그동안 선보였던 MCU 시리즈들처럼 다른 작품들과의 서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한 편만 봐서는 앞으로 이어질 페이즈 5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작품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뒤를 잇는 MCU의 메인이벤트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로 가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또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향한 이해도는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쿠키 영상 2개가 판가름한다. 지금까지 MCU가 깔아준 길을 잘 따라오면서 쿠키 영상까지 단번에 이해했다면 문제 되지 않지만, MCU 팬덤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는 크나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지루하고 투머치하게 설명만 나열하던 MCU 페이즈 4의 단점들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단번에 해결해주지 못한다. 가족애를 그리고 있긴 하지만, 너무나 와닿지 않는 이상 양자 세계나 멀티버스가 있어서 쉽게 몰입되지 않는다. 이와 맞물려 시간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고 현재 인류보다 수십 세기 앞선 기술을 손에 넣어 전 우주를 파괴할 힘을 갖게 됐다는 악당 캉이 무력해 보이는 점 또한 쉽사리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OTT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면서 겹겹이 스토리라인을 쌓아가는 MCU의 빌드업과 노력은 인정할 부분이긴 하나, 마블 마니아가 아닌 일반 대중의 입장에선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또한 다를 바 없다. 인피니티 사가 종료 후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등이 활약했던 어벤져스에 비견될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없으니 관객과 점점 멀어지는 중인 것.


MCU가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기점으로 지루한 TMI 소개서를 끊고 대서사시로 향하는 출발탄을 알린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들이 그리려는 스토리라인이 '캉'받는 지라 앞으로 남은 작품에서 관객들이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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