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 '그란 투리스모' 리뷰
이번에는 특별히 2023년 9월 3주 차에 개봉한 두 영화를 간략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11년 만에 새 시리즈로 극장가에 리턴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 그리고 인기 레이싱 게임을 소재로 영화화한 '그란 투리스모'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성은 기대하지 말라"면서 같은 기간에 개봉하는 경쟁작을 보러 가라는 멘트를 날리는 이유를 알겠다. 이와 동시에 의문이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다. 대체 왜 '가문의 영광: 리턴즈'로 돌아와야만 했던 것이고, 제작진과 배우들은 누구를 겨냥하고 작품에 참여한 것일까.
'리턴즈'라고 붙어서인지, 누적관객 520만 명을 동원했던 '가문의 영광' 1편과 많이 닮아 있다. 세부 설정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큰 틀은 익숙하다, 아니 지나치게 기시감이 느껴진다. 시대착오적인 감수성과 대사, 개그 코드로 관객을 웃겨보려고 시도하는데 도무지 웃음이 나오지가 않는 수준이다.
어처구니없는 몸개그와 저속한 욕설, 대놓고 언급하는 성적인 대사 등 1차원적이고 불쾌함만 가득한 요소들과 톤 앤 매너를 전혀 알 수 없는 들쭉날쭉 전개 방식을 갖췄으면서 'B급 영화'처럼 흉내 내려고 하는 시건방짐도 느껴진다. B급 영화는 적어도 웃기는 데 상당한 퀄리티를 들이면서 작품성도 보이는데,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발끝도 못 따라간다. 이 작품을 보려고 끊은 티겟값과 99분이 매우 아깝다.
☆
'그란 투리스모'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화려한 영상미를 선보이긴 하나, 대부분 스토리 완성도 등에서 아쉬움을 남겨 '게임 영화는 퀄리티가 좋지 못하다'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란 투리스모'가 다른 점이 있다면 게임으로 인해 현실에서 일어났던 사건, 즉 '실화 바탕'이라는 것. 그래서 호기심을 유발하기 충분하다.
자동차회사 닛산과 동명 게임을 만든 소니의 주관으로 개최된 ‘GT Academy'를 통해 데뷔한 프로 레이서 잔 마든브로의 이야기를 그리는 '그란 투리스모'는 드라마틱한 실화를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게임처럼 다룬다. 이어 소년만화에서 자주 볼 법한 대립, 갈등, 성장, 우정, 모험, 사랑, 승리 요소가 전부 들어있다. 클리셰를 정석대로 따르긴 하지만, 언더독의 승리라는 짜릿한 신화 덕분에 쾌감을 안겨준다.
실제 주인공인 잔 마든보로가 직접 스턴트 레이서로 참가해 본인 대역 연기를 펼쳤고, 게임과 현실을 뒤섞는 장면 등 몰입도를 높이는 CG 효과를 부분적으로 활용해 현장감을 살려 마치 실제 모터스포츠에 참여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