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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Dec 03. 2023

세계관 확장하고픈 욕망만 한가득

드라마 '스위트홈 2' 리뷰

'스위트홈 2'를 정주행 한 감상평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즌 1 성공에 힘입어 세계관을 확장하고픈 욕망만 가득한 반면, 어디 하나 쉽게 몰입할 구석 없이 산만하기만 하다.


3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온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은 욕망이 괴물을 만드는 디스토피아를 배경을 삼고 있다. 시즌 1에서는 생존을 위해 그린홈 아파트에서 정체불명의 괴물과 사투를 벌이던 차현수(송강)와 그린홈 주민들에게 포커싱 했다면, 시즌 2에선 그린홈 밖으로 나온 이들의 생존기와 또 다른 존재의 등장,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드러난다.


'스위트홈 2' 스토리 초반은 다양한 이야기 갈래로 나눠서 조명한다. 정의명(김성철)에게 몸을 탈취당한 편상욱(이진욱)은 군인들에게 잡혀가던 차현수를 빼돌려 신인류가 되어보자며 자신의 편이 되길 회유하고, 임신한 서이경(이시영)은 남편을 찾기 위해 밤섬특수재난기지에 숨어들어 진실에 접근한다. 


그리고 이은유(고민시)와 윤지수(박규영)를 비롯한 그린홈의 나머지 생존자들은 군인들을 따라 안전캠프로 가는 길에서 예상치 못한 역경을 겪는다. 여기에 탁상사(유오성)가 이끄는 까마귀 부대와 괴물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임박사(오정세)의 이야기가 맞물린다. 그러면서 주무대는 그린홈 아파트가 아닌 안전 대피소 스타디움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이야기와 갈등으로 엮어낸다.


시즌 1이 공개될 당시 시청자들에게 혹평을 받았던 '몰입도 빌런' OST 삽입은 말끔하게 해결됐다. 최대한 극에 집중하게끔 최대한 잔잔한 톤으로 깔아 두면서 자신들의 장기인 '한국적 정서'로 끌어들인다. 이번 시즌에선 가족애, 모성애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게 보였다.



하지만 세계관을 넓혀야겠다는 욕심이 앞섰는지, 스케일 확장 이외에 도드라지는 장점이 보이질 않는다. 새로운 스토리,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긴 하나 디테일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특히 개개인 서사는 생략한 지점들이 많다. 4회를 기점으로 극의 시간대가 단숨에 점프한 반면, 캐릭터들 간 관계는 암시만 던져줄 뿐 빌드업을 생략했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들에게 이입할 여지도 없고, 정을 붙이기도 힘들다.


또한 시즌 1부터 이어져온 괴물화에 대한 정의, 새로운 괴물의 등장 등을 다소 어렵게 풀어낸다. 시청자들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않은 채 새 사건을 계속해 투입하니 따라가는 게 벅차다. 그나마 시즌 1을 정주행해야 조금이나마 가닥이 잡힐 것이다.


잔인함의 수위와 시즌 1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진 크리처들의 비주얼도 눈살 찌푸리게 만든다. 서사가 제대로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선을 넘어 과하거나 잔인한 묘사들을 보여주고, 시즌 2 중반부터 등장하는 일부 크리처들은 '트랜스포머' 캐릭터들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띠고 있어 당황케 만든다. 


어쩌면 스케일만 키우기 급급한 시즌 2의 단점을 이후에 공개될 시즌 3로 마무리하려는 밑그림일 수도 있다. 애초에 '스위트홈'은 시즌 2와 3를 동시 제작했기에 마무리하기 이전에 세계관을 늘리는 역할을 맡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시리즈의 완성도가 높아야 만족감을 느끼고 다음 시즌을 볼 지 말 지 판단이 생긴다. 시청하는 이들을 고려하지 않는 제작진의 욕망이 낳은 괴물이 되어버린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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