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Hyun May 20. 2024

극한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모습

드라마 'The 8 Show' 리뷰

매우 독특하면서도 잔혹하다. 인간의 본성을 끄집어내는데 꽤나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올해 넷플릭스 상반기 라인업 중 '기대작'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관상', '더 킹', '비상선언'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기도 하다.


'The 8 Show'는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적절하게 섞어서 드라마로 각색했다. 언뜻 보면 전 세계를 강타했던 '오징어게임'과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 다른 결을 띤다. 매우 정교한 게임 속에서 펼쳐내는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가 강력하게 다가온다.


'아무도 죽지 않고 정해진 시간을 살아내면 그게 곧 돈이다' 게임의 진짜 룰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훅 빠져든다. 이와 함께 인간의 탐욕과 계급적 교만, 갑을 관계 등이 섞이면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심오한 화두를 던지지만 군데군데 웃음 장치로 심어놓으며 블랙 코미디 요소를 완벽하게 갖췄다.



이 게임에 참가한 8명의 캐릭터들 또한 'The 8 Show'를 보게 만드는 강점이다. 3층(류준열)을 시작으로 각 화마다 주인공을 달리해 8명 모두 조명하는데, 8개의 전사와 욕망, 성격을 보여주며 이야기 줄기를 흔들어댄다. 끝날 때까지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게 만든다.


첫 회의 문을 연 류준열의 지질한 연기는 짠내를 유발하면서 동시에 웃음을 선사한다. 실제로 'The 8 Show'에서 가장 많은 웃음포인트를 담당하고 있다. 범상치 않은 8층을 연기한 천우희는 문자 그대로 '미친 존재감'에 어울린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천우희의 새로운 얼굴이었다.


엘리트 7층 역을 맡은 박정민 또한 'The 8 Show'에서 깊이감 있는 연기를 펼치며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그의 코코더(코로 부는 리코더) 장기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 외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도 자신들이 맡은 캐릭터를 찰떡같이 표현한다. 다만, 배성우의 등장에 일부 시청자들이 눈살 찌푸려질 순 있다.


개성 있는 화면 비율이나 미술도 매우 볼 만하다. 다만 드라마 소재나 이야기 등이 자극적이다 보니 호불호를 유발할 수 있다. 1, 2회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전개되는 점 또한 호불호 포인트다.


★★★☆



매거진의 이전글 집중하게 만드는 '비호감' 스릴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