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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ul 23. 2021

1년 기다렸는데, 조금 아쉬운 걸

드라마 '킹덤: 아신전' 리뷰


시즌 2 종영 후 16개월 만에 외전으로 컴백한 '킹덤', 1년 넘게 기다린 시간과 기대감에 비해 조금 아쉬운 뒷맛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7월 23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킹덤: 아신전'은 '킹덤 2' 마지막에 깜짝 등장해 여운을 남겼던 아신(전지현)을 위한 특별판 에피소드였다. 김은희 작가가 다음 시즌에 이창(주지훈), 서비(배두나) 일행과 조우할 것을 예고했기에 이번 편은 '킹덤' 세계관을 키우는 데 있어 중요했다.


92분짜리 '아신전' 단편 에피소드를 보면서 가장 특이하게 느꼈던 지점은 조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이다. 이전 시즌까지는 조선 최정점 계층 왕족인 세자 이창(주지훈)이 자신의 나라를 내려다보며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하고자 몸을 내던졌다면, '아신전'은 정반대다. 조선 최하층민 성저야인(조선에 귀화한 여진족)의 시선으로 조선을 올려다본 것이다.



성저야인에게 조선은 무정하고 냉혹한 국가였다. 같은 뿌리인 여진족, 귀화해 터전 삼은 조선 어디에서도 푸대접받는 외로운 신세 그 자체였다. 멸시당하면서도 자신들을 거둬준 조선에 충성하려는 타합(김뢰하)과 아픈 어머니를 두고 떠나려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는 어린 아신(김시아)의 모습은 성저야인의 단면을 상징했다. 


결국 돌아온 건 배신이었고, 생사초는 가족을 갈기 찢어놓은 국가를 향한 불화살이 됐다. 눈동자가 흐린 아신은 마치 버림받은 국가를 향한 국민을 대변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킹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사초의 대부분 이야기가 풀렸다. 


그러나 '킹덤: 아신전'을 시청한 뒤 온도 차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전 시즌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궁금증도 해소했으나, 단점도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 외전을 에피소드 한 개에 눌러 담다 보니 중간중간 뚝뚝 끊기거나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등 스토리라인의 부실함이 느껴졌다.


예를 들면, 민치록(박병은)이나 파저위 두목 아이다간(구교환) 등 일부 캐릭터들이 아신을 비추기 위해 일회용으로 소비되는 느낌이 컸다. 이는 앞으로 나올 시즌 3가 어떤 그림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


또 아신을 소개하는 이야기이긴 하나, 지나치게 유년기에 비중을 뒀다. 제한된 분량에서도 전지현의 아우라는 흠잡을 데 없이 돋보였으나, 전지현의 많은 활약상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아쉬워할 수 있는 대목. '아신전'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도 후반부에 몰려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미련이 남을 수 밖에. 무난한 수준이긴 하나, 완성도 높은 '킹덤' 시리즈 외전을 1년 넘게 기다린 팬들 입장에선 약간 서운한 감정이 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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