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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Aug 07. 2021

모험적이지 못한 모험 영화

영화 '정글 크루즈' 리뷰

'캐리비안의 해적', '투모로우랜드'에 이어 디즈니랜드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놀이기구가 다시 한번 영화화됐다. 이번에는 정글로 탐험을 떠나는 '정글 크루즈'다. 모험 영화인데, 아쉽게도 모험적이지 못하다.


'정글 크루즈'는 만병통치약인 전설의 꽃잎을 찾으러 아마존으로 떠나는 릴리(에밀리 블런트), 맥그리거(잭 화이트홀) 남매와 이들을 돕는 크루즈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실제 가이드를 동반해 정글 투어를 하는 동명 놀이기구의 형식을 본떠서 아마존을 모험하는 내내 대화들이 끊임없이 오간다. 그래서인지 프랭크가 던지는 아재개그도 분위기 전환용으로 농담하는 가이드를 본뜬 듯한 인상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아마존의 풍광과 야생동물들은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동안 선보였던 모험 영화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릴리일 것이다. 20세기 초 여성들이 무시받는 사회 속에서 릴리는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며 모험을 리드해나간다. 또 사회에서 소외된 남동생 맥그리거를 포용하는 면모도 보였다. 현시점을 적절하게 반영한 셈. 


릴리 캐릭터는 최근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려왔던 디즈니 영화들의 결을 따라가고 있기에 독특하거나 특별한 느낌은 없다. 에밀리 블런트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더해진 덕분에 쉽게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릴리가 활약하는 '정글 크루즈'가 매력을 끌만한 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어드벤처 영화의 교과서 격인 '인디애나 존스'부터 디즈니가 자랑하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등에서 봐왔던 모험 장르의 클리셰들을 답습하는 데 그쳤다. 클라이맥스로 가는 과정이나 스토리 속 반전, 그리고 이들의 모험을 방해하는 빌런 등이 기존 영화들을 그대로 따라가는 안정성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너무 잘 알고 있는 놀이기구를 타고 나온 기분이랄까. 모험 영화임에도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게 이 부분 때문.


'정글 크루즈'에 대해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는 모험 이외 러브 스토리도 있다고 설명한 만큼, 릴리와 프랭크는 서사가 전개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해간다. 끈끈한 동료로서 두 캐릭터 간 케미는 좋다만,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변화하는 감정선은 눈 감고도 쉽게 예측 가능한 수순이었다. 다른 전개나 묘사를 바랐다면, 아쉬울 부분이다. 


또 드웨인 존슨이 지나치게 비슷한 이미지를 과소비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미 비슷한 모험 영화인 '쥬만지' 시리즈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한 바 있어 '쥬만지'와 여러모로 오버랩된다. '허큘리스' 이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장발 시절을 잠깐 감상할 수 있는 것만 빼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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