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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Dec 15. 2021

스파이더맨 20년사 장식한 화끈 피날레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리뷰

(※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에서 스파이더맨의 입지는 다른 히어로 캐릭터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 '다정한 이웃'이라는 소개처럼 그는 '마블의 아버지' 故 스탠 리가 창조한 캐릭터를 넘어 일반 대중도 알 만큼 어마어마한 인지도와 존재감을 자랑해왔다. MCU의 영향력이 뻗어나가기 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어벤져스보다도 국내 영화 팬들이 먼저 사랑했던 마블 캐릭터도 스파이더맨이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지난 2001년 첫 선을 보였던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부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그리고 MCU '스파이더맨' 3부작까지 스파이더맨 실사영화 20년사를 총망라한 작품이다. 동시에 MCU 페이즈 4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노 웨이 홈'은 지난 '파 프롬 홈' 말미 공개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 때문에 절체절명 위기를 맞게 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신 때문에 원치 않게 피해를 입은 MJ(젠데이아 콜먼)와 네드(제이콥 배덜런) 등을 본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고 했으나, 일이 꼬여 멀티버스가 열리는 사태를 맞이했다. 


설상가상으로 각기 다른 차원에서 스파이더맨의 숙적이었던 빌런들이 MCU 세계관으로 나타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게 됐다. '홈커밍', '파 프롬 홈'에 이어 이번에도 부제인 '노 웨이 홈'에 걸맞은 몰입도 높은 스토리라인으로 관객들을 인도했다. 14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잊어버릴 만큼의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다양한 형태와 스토리로 20년간 관객들을 만나면서 변하지 않는 메시지가 하나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이는 오랫동안 스파이더맨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함축한 문구이자 동시에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각종 히어로 캐릭터들을 관통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지금까지 활약한 피터 파커가 미성숙한 10대 소년에서 한 단계 딛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친절한 이웃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완성시키는 관문으로 작용했다. 


사실 히어로 영화에서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사례를 '스파이더맨' 시리즈 외에도 많았다. '노 웨이 홈'은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동시에 감정을 자극하는 깊이감 있는 서사 및 캐릭터의 입체성을 표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MCU 영화들 중 훌륭한 밸런스를 갖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에서 모든 MCU 팬들을 열광케 했던 '어셈블'이 '노 웨이 홈'에서도 나온다. 앞서 언급했듯,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부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장식했던 역대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앤드루 가필드)들과 빌런들(그린 고블린, 닥터 옥토퍼스, 샌드맨, 일렉트로, 리자드맨)이 총출동한다.


자칫 '물량 공세'로만 보일 수도 있는 구성임에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다채로운 캐릭터들로 영민하게 멀티버스 세계관을 풀어나간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먼저 선보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 비견될 수준이다. 특히 세 명의 스파이더맨(삼스파)들이 빌런에 맞서 협공하는 액션 시퀀스는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속이 뻥 뚫리는 쾌감이다. 감히 단언컨대, '스파이더맨' 실사화 시리즈 역대 최고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혹시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관람한다면,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들 정주행은 필수여야 한다. 그래야 보는 재미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더욱 많아질 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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