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인생에서는 두 번째 타석이 오지 않을 수도 있어!"
대학 시절 '삼진, 그리고 돌아온 타석'이라는 주제로 중국어 스피치 대회에 입선해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야구를 좋아했던 터라, 내 인생을 야구에 빗대어 원고를 작성했었다. 흔히들 야구와 인생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한다. 저마다 이야기하는 비슷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당시 내가 생각할 때 가장 비슷한 점은 모든 타자들에게 세 번의 타석이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점이었다.
기본적으로 야구에서는 한 타자에게 세 번의 타석이 주어지고, 세 번의 스트라이크가 주어진다. 이 세 번의 기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타자의 운명이 갈리고 나아가는 게임의 승패가 갈린다.
만약 세 번의 타석 중 첫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더라도 그 타자에게는 아직 두 번의 타석이 남아있다. 물론 남은 두 번의 타석에서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타자의 연습량에 달려있다. 그렇다고 기회를 잡지 못한 타자가 연습량이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날의 경기 흐름, 상대 투수의 실투, 작게는 바람의 세기까지 좋은 타격 결과를 만드는 것에는 여러 가지 영향 요소가 있다. 하지만, 좋은 타격을 만드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자가 얼마만큼 타석을 대비했는가 이다.
인생에서도 큰 기회가 세 번 온다고 한다. 즉, 한 번 실패를 했다고 해서 그 인생은 끝난 것이 아니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다음 기회가 언젠가는 오기 마련이다. 또한 그런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붙잡을 수 있는지는 그동안 내가 얼마만큼 준비를 해 왔냐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실패에 연연하지 말자고. 앞으로 나에게는 아직 두 번의 기회가 올 것이니,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술자리에서 영웅담처럼 늘어놓던 나에게 친구는 쓴 술잔을 입에 털며 대꾸했다.
"아니! 인생에는 그런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어! 물론 네 말처럼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는 그때처럼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나는 친구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야구에서도 아주 좋은 찬스의 타이밍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삼진을 당한다면, 그래서 그 흐름이 바뀌어 게임이 뒤집히는 상황이 돼 버린다면, 그 타자의 다음 타석에서 감독은 그 타자를 내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곳이고 계속해서 슬럼프를 겪고 있는 타자를 끝까지 믿고 타석에 내 보내는 강심장의 감독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름만으로도 그 존재감이 있는 이승엽, 이대호, 추신수 같은 선수들은(필자가 좋아하는 선수들이니, 오해 없도록) 연속 삼진을 당한다 하더라도 당장에 그들을 라인업에서 제외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수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며, 그 이름의 존재감을 얻기 까지 많은 경험과 축적된 업적이 있다.
이렇듯 선택된 몇몇의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음 타석이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떨며 타석에 들어서야 할 것이다.
인생 또한 그렇다.
우리는 만약 이번에 실패 한 다면 다음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불안하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언제 올지 모를 작은 기회를 잡기 위해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
그렇게 조금 씩 조금 씩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면서 우리는 점점 성숙해지고 있을 것이다.
슬프게도 아직은 그냥 그렇게 믿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