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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럽여관 Feb 04. 2022

[스타트업 저널 #4] 1인 창업 vs. 공동 창업

다시 창업할 때, 나의 선택은? 

배경 요약: 2인 공동 창업으로 웹 기반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대표를 맡았습니다. 팀빌딩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시작했고, 사후적으로 봤을 때, 이것이 첫 창업의 결과를 좋지 않게 만든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도 자산이다. 나의 수많은 실패가 당신의 적은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를. 




스타트업을 창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시작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혼자 할 것인가 or 함께 할 것인가


전자는 간단해 보인다. 대표를 맡고, 회사를 경영하고,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마케팅을 하고... 필요한 경우 채용을 하고, 교육을 하고, ..., 끝없는 할 일 리스트를 그저 묵묵히 해나가면 된다. 이때, 이미 어느 정도 현금 흐름을 확보한 상태이거나 자기 자본을 충분히 가지고 시작한다면, 각 포지션에 필요한 인재를 영입해 월급을 주는 방식으로 일을 하면 된다. 


하지만, 인건비는 고정비 중에서도 그 비중과 압박이 큰 항목이다. 당장 수익을 낼 수 있거나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꽤 큰 자본금이 있다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이 마를 확률이 높다. 정규직 채용 대신 외주로 일을 진행하자니, 외주는 내부 인력처럼 관리되고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나 역시, 치명적인 건 없었지만, 외부 업체와 일을 할 때 계약 전과 계약 후의 태도와 업무 속도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를 몇 차례 겪었고, 주변 대표님들도 수천만 원을 써가며 개발, 마케팅을 외주에 맡겼으나 프로젝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흐트러지거나 안 좋게 끝난 경우가 많았다. 


혼자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그런데 빠르게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본질을 고려했을 때, 혼자서 낼 수 있는 속도와 할 수 있는 일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금이 많고, 채용-인력 관리에 자신 있다면 단독 창업도 절대적으로 나쁜 아이디어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매력적인 대안은, 공동 창업이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면 말이다. 물론 이 경우, 지분 정리 등의 뒤따르는 사안이 있기야 하겠지만, 그건 나중에 따로 다루겠다. 


①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인원을 파악하라


공동 창업을 하기로 했다면, 먼저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으로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제일 좋은 건 가능한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의 리스트를 적어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이런 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 단순하게 에듀테크 분야 스타트업이니 '에듀(콘텐츠)'와 '테크'를 맡을 인력이 최소 필수 인력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당시에는 2인이 창업하는 게 괜찮아 보였다. 


단순히 기능이 좋은 '상품'만 만든다고 사업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내 곧 깨달았다. 마케팅도 해야 하고, 지원사업이나 투자 유치, 채용 등 회사 경영 측면에서 할 일도 많았다. 그리고 기능이나 콘텐츠가 좋아도 최종적으로는 통일된 브랜드를 입힌 디자인, UX/UI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이 어떻게 보고, 경험하느냐가 중요하니까. 어쩌면 이마저도 공동 창업자 두 사람의 역량으로 비슷하게 업무를 분배할 수 있으면 큰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 것 같다.


결국에는 마케팅이다 뭐다 여차여차 해내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공부하면서 실무를 하다 보니 시간이 더뎌지고 짧은 길을 알지 못해 빙빙 돌아가고 나서야, 아 짧은 길도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 


같은 아이템으로 다시 팀빌딩을 한다면 사업(경영) / 기술 개발 / 디자이너 / 마케팅 전문가 - 이렇게 최소 4인으로 팀을 꾸려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 4인은 모두 각각의 영역을 이미 '잘'하는 사람들이어야 하고, 서로의 업무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면 더 좋다. 그리고 모두가 동의하는 역할과 책임에 따라 지분을 나누면 된다. (처음부터 확실히)  


② 네트워크의 무한 확장


공동 창업이 매력적인 또 한 가지의 이유는 네트워크의 규모에서 온다. 초기 스타트업은 모르는 것은 많은데, 할 일은 많다. 돈은 없지만, 돈이 들어가는 일은 많다.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가족, 친구, 동생, 지인의 재능 기부와 응원과 조언으로 살아낸 시간이 길고 해낸 것이 많다. 


혼자일 때 닿을 수 있는 네트워크의 범위와 여럿이 닿을 수 있는 네트워크의 범위는 그 규모와 질에서 비교 불가능한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제로 초기 스타트업은 소개를 통해 엔젤 투자나 첫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잦아서 네트워크가 더 중요한 요인이 된다.


1인 창업 vs. 공동 창업 - 네트워크 규모의 차이 (by 시럽여관 @syrupinn)


공동 창업은 공동 창업자 각각의 전문성에 더해 각각이 가진 네트워크가 동시에 작동하게 되는데, 따라서 회사 전체의 능력치랄까 힘이 폭발적으로 높아진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는 것보다 각자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가능한 최대의 성과를 내는 것이 효율적이기도 하고 경제적이기도 하다. 


단순화해서 썼지만, 실제로는 공동 창업이 가능할 만큼 좋은 사람들을 모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제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품을 들일 가치가 있다. 선택할 수 있다면 1인 창업보다는 공동 창업을 추천한다. 1+1은 2가 아니라 10이 되고, 100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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