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얼집에 가고
엄마는 카페에 가고

자부타임

by midaugust



두아가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했다.

첫날은 (예상대로) 쿨하게 손을 흔들고 들어갔고,

그래도 혹시 모를 비상시를 위해 근처 카페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핑계가 좋았다.

사실은 이렇게 혼자 조용히 카페에 가고 싶었으면서.



더운 여름날임에도 테라스에 앉았다.

지붕 아래 갇혀있는 느낌이 싫었다.

더구나 지금은 (허리 굽혀 쫓아다닐) 아이도 없는걸.


파라솔 그늘에 젖은 야외 소파에 누었다.

매미가 귓속에서 울어대고 팔에 걸린 햇빛이 뜨거웠다.

아. 여름이구나.


아이스 카페라테를 한 모금하고

다시 누워 하늘을 정성스럽게 휴대폰에 담았다.

파란 하늘 조금, 초록 초록한 나뭇잎 조금,

야외 파라솔도 살짝 구석에 넣고.

길게도 찍었다가 정사각으로 찍었다가

최대한 좋아요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각도로. 오케이.


그리고 업로드.

좋아요가 폭죽처럼 눌려 퍼지고

자부 타임을 축하해주는 댓글들이 남겨졌다.

이렇게 나의 21개월 만의 육아 해방을 자축했다.

21개월 만에 혼자가 되니 뭘 해야 할지 헤매었지만

허둥지둥 대는 그 시간도 뭘 하는 거 같았다,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헤매는 시간도 잠시,

정신을 차리고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로 한다.

혼자 카페에 앉아 '브런치' 하기,

드디어 이렇게 시작된다.















첫 자(유) 부(인) 타임을 갖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