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단상>6년 전 어느 날의 글이 가져다준 상념
나에게 6년이란 시간은?
내 기억속 엄마의 나이는 서른여덟에서 멈추었다.칠십이 다되신 지금도 내 머리속 엄마는 서른 여덟이다.
초등학교 교사셨던 아빠의 월급은 넉넉치 않았던 것 같다.
god의 짜장면이란 노래에 나오는 가사처럼 '어렸을때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
세남매를 키우셔야했던 엄마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 무거운 교자상을 들고 집집이 찾아다니며 파셨고,함바집에서 밥을 하셨고...싼 찬거리를 찾아 먼거리 발품을 파셨다.어리고 철없던 내가 다 알수는 없었지만 엄마는 늘 고단하셨다.
평생을 쉬지않고 써오신 그 몸은 이제 여기저기 삐걱삐걱 말썽이다.제작년부터 크고작은 수술들로 몸도 마음도 부쩍 저물어가고 있으신게 안타깝다.
난 살가운 딸이 아니다.아프신게 걱정이되면서도 퉁명스럽게 뚝뚝거린다.성격이 원래 그런거라 생각했는데... 늘 내가 기댈 수 있는 비빌 언덕이었던 엄마가 내게 기대려고 하는것같아 불편하고, 낯설고, 귀찮게 느껴졌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부끄럽게도..
요즘 고등학교 입학하는 큰아들 녀석과 수시로 으르렁대며 얼굴을 붉힌다.
아들과 싸우며 늙는다.회사일에 바쁜 남편과 소원해지면서 늙는다.내 일을 하면서 수시로 늙는다.호되게 앓은 감기로 늙는다.화장으로 가려도 이젠 가려지지않는 주름을 보고 시름겨워하며 늙는다.늙어가는 부모를 보며 마음 애려하며 늙는다.
내 기억 속에 멈춰버린 엄마의 나이 서른 여덟..
엄마도 그때부터 그렇게 늙어가셨겠지..
이제 내 나이 마흔 셋..내 기억속 엄마보다 내가 더 늙었다.
하지만 난 아직도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 젊다.
'2014년 2월 12일 새벽 3시14분' 난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 글을 썼구나!
우연히 들어가 본 내 블로그의 글을 보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내 6년의 시간을 되돌아 본다.
그 때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큰 아들은 지금 대학교 3학년이 되었고,꼬맹이였던 작은 녀석은 이제 큰 아이만큼 자랐다. 6년 전 여러 번의 수술로 힘들었던 엄마는, 지금은 임플란트를 하시느라 이가 다 빠진 합쪽한 입으로 여전히 매일 자식 걱정을 하신다. 곧 장마가 올거라며 열무김치를 담가 주시고, 우리 애들이 좋아한다고 포실포실한 감자를 한 박스씩이나 사신다.
"엄마, 나 오늘은 바빠서 못가. 시간날 때 들러서 가져갈께요."하면,
그 짐을 챙겨서 굳이 직접 가져다 주신다. 가져온 가방에는 별의 별개 다 들어 있다. 정말 바리바리!
6년 전이나 6년이 지난 지금이나 엄마도 참!! 그렇게 엄마는 조금 더 늙으셨고 자식 걱정은 조금 더더 커졌다.
이제 반백을 앞 둔 나는, 6년 전 그 때 스스로에게 '꿈꾸는 젊음'을 선물했었다.
6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난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이루었나 생각해 보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여러 일들이 떠오른다.
삶이 더 나아지진 않았다. 팍팍한 가정 살림은 여전하다.
다들 앞으로 걸음을 내딛는 것 같은데 난 뒷걸음질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며칠 전 엄마에게,
"엄마, 나도 지금보다 더 나아질 날이 오겠지?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좀 더 지나면 좀 덜 고단하겠지?"
하고 말했다.
엄마는,
"당연하지. 더 좋아지지."하며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그래 괜찮다.
6년 전 이 글을 보는 나는 돌아보니 많은 것을 이루기도 했다.
그 때 나의 걱정거리였던 큰 아들은 이제 제 앞가림을 하면서 매일매일 나를 웃게 해준다.
이제 나의 두번 째 걱정거리 둘째 아들도 몇 년 후에는 또 그렇게 나를 웃게 만들거라 믿는다.
그 때 나는 공부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망설이던 대학원에 진학을 했었고 힘든 일정 속에 그 과정들을 무사히 잘 마쳤다.뭐든 또 도전하고 싶은 용기를 준 계기가 되었다. 내 이름을 건 책을 한 권 내고 싶다는 꿈을 꿔 본다.
일천한 글솜씨지만 글을 쓰기 시작했고 틈날 때마다 쓰는 이 글들이 마음에 평안을 준다.
불안감, 우울감, 질투심, 좌절감 온갖 찝찝한 기분들이 글이 되어 나올때 성취감과 안도감, 행복감을 경험을 한다..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행복한 일이 많아 행복한 건지 행복하다는 말을 많아 해서 행복해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진짜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인식하지 못한다던데,난 행복한 척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어때. 행복한건지 척인지
그냥 요즘은 소소한 것에 자주 기쁘다.
그래서 난 오늘도 좀 더 젊어지고 있는 중이다.
또 다시 6년 후, 이 글을 다시 볼 때 난 또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p.s 인터넷을 보다 가보고 싶었던 전시회와 특강을 발견하고 신청해 두었다. 벌써 8월 한 달이 더 풍성해진 기분이다.기대된다.데헷
을왕리 마시안 해변에서 만난 조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