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알라딘이 가져다 준 두번째 소원
지니의 깨알 명언
'늙고 살찐 아줌마'
요즘 내 모습을 보면 딱 그렇다.
쇼윈도에 언뜻 비치는 실루엣도 예전 같지 않다.
좋다는 어플로 셀카도 찍고 친구들과 인증샷도 찍어본다.
화소 좋은 핸드폰으로 바꿨는데 소용이 없다.
새 폰 탓을 해본다. 사용방법을 아직 몰라서 그렇다고 위로해 본다.
여름! 좋아하는 계절이라 옷을 몇 벌 샀다. 뻗쳐입고 뽐을 내보지만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좋다는 팩도 사보고, 예쁘다는 립스틱도 사본다.
흡!똑.같.다.
간간히 지키지도 못하고 끝나는 다이어트를 한다. 스트레스만 받는다.
이 번 생엔 틀린걸까!! 포기란 말을 쉽게 입에 올린다.
그리고 괜시리 울적해진다.
지니에게 두 번째 소원으로 젊음과 아름다움을 빌어볼까?
난 너의 겉모습만 바꾸어 주었지.
네 내면까지 바꿔주진 않았어
너의 가치를 믿어.
지니가 나타나 두 번째 소원으로 20대의 젊음을 준다고 한다면?
나의 겉모습을 젊고 아름답게 바꿔준다면?
솔깃한 얘기다.
다시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엄청 좋다.
하지만,
망설일 것 같다. 그러다 거절할지도 모른다.
이 나이가 되도록 살아오면서 내 얼굴에는 나의 삶과 나의 여러 선택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기쁨, 슬픔, 아픔, 그리움, 애잔함, 놀라움 등 나와 함께 희로애락을 겪어온 내 겉모습.
늙고 아름답지 않다고 외면해 버린다면 나의 삶을 부정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니의 말처럼 나의 겉모습만 바뀌고 내 내면은 그대로라고 할지라도,
내 내면과 내 겉모습은 한 쌍을 이룰 때 더 빛날 것이라 믿는다.
그래도 솔직히 솔깃하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가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도종환 시인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中> 에서 답을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