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해져 버린 공무원 생활
15년 전 다니던 대학에 다시 재입학하게 된 사연
지금 나는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업무에 대해 버거움을 느끼고 건강에도 문제가 있음을 느껴서 질병휴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내가 질병휴직을 하며 정신과병동에 입원해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가슴속 한편에 묻어두었던, 조현병의 발생으로 다니던 대학교를 그만 자퇴를 할 수밖에 없어서 대학공부를 마무리짓지 못했던 아쉬움과 미련이 나를 어디론가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 움직임의 정체는 바로 내가 하고 싶어 했던 공부를 끝까지 하고 싶은 것이었고 다음으로는 지금 MZ세대가 기피하는 공무원의 인기 하락 이유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생활에 회의감이 들어서 진로를 다른 쪽으로 바꾸고 싶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과감하게 대학교에 다시 들어가려고 마음을 먹게 된 이유는 바로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졌기 때문이다. 조현병과 질병휴직, 그리고 장애판정... 이러한 것들로 인생 밑바닥을 겪고 다시 일어서다 보니 점차 시험을 그리고 입시와 취업을 위한 공부가 아닌 목적 없는 공부 즉 학문을 온전히 배우고 싶은 열정과 즐거움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올해 3월부터 국어국문학과 광고홍보학을 다중전공을 하면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역시나 대학교 생활은 버겁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였다. 동기도 없고 한참 아래 학생들과 같이 학교를 다닌 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았다. 물론 장애인이어서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원도 많이 있었다. 수강신청을 일반학생들과 경쟁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시간표대로 들을 수 있는 것과 전용 휴게실을 마련해 주는 등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주었다.
그러나 정신장애인인 나로서 수업 중간중간 멍해지기도 하고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통학의 힘겨움 등 극복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헬스클럽 정기권을 끊어서 수업 외의 시간에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체력이 좋아지도록 꾸준히 노력하였고 수업 중간중간 졸지 않게 커피를 통한 카페인수혈을 하였으며 배고파서 힘들지 않도록 아침도 항상 잘 먹고 다녔다.
하지만 15년 만에 2학년 1학기로 재입학하게 되니 학교의 수강시스템이나 여러 가지 공부 외에 과제 내는 법이나 행정적으로 모르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것들을 알기 위한 노력도 많이 기울여야 했다.
이렇게 힘든 점이 많지만 계속해서 내가 학업을 이어가고 싶은 이유는 국어국문학과 광고홍보학을 배우는 재미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원래 광고홍보학과로 전과를 하려고 했지만 학점에 자신이 없어서 2학년으로 진학하여 다중전공으로 광고홍보학을 신청하였는데 학업의 양은 물론 더 많아졌지만 그만큼 더욱더 이 2개의 학위를 꼭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대학교를 다시 다니다 보니 공무원 말고 다른 직업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기자? 혹은 카피라이터? 이런 종류의 직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조금 더 열심히 학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마지막 질병휴직으로 남아있는 이 6개월의 시간 동안 공무원으로 복직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학교를 계속 다니면서 다른 직업으로 진로를 변경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대학교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물론 학교적응이 힘들고 불안해서 집에서 짜증도 내고 신경질도 부렸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고 좋은 점도 많기에 앞으로 1학기의 생활동안 계속해서 공부를 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생각이다.
그동안 정신과병동과 학교생활에 대한 고민으로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지 꽤 됐는데 앞으로는 더욱더 대학생활에 대한 글을 올리는 날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