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고, 나쁜 X은?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리뷰

by 이끼



[드라마 리뷰]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연출: 정지현, 권영일

극본: 권도은

편성: 2019.06.05~2019.07.25(16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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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중은 그 누구보다 ‘여성’에게 열광하였다. 서점에는 여성 작가의 책이 베스트셀러를 휩쓸었고 영화관은 여성 서사로 가득한 작품들이 쏟아졌다. 이런 시류 속에서 포털사이트 업계에서 일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방영되었고 거부할 수 없는 '나쁜' 여자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열광을 끌어냈다.



WHERE ARE MY BAD GIRLS AT?



욕심이 남보다 많은 여자, 배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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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욕망엔 계기가 없어
내 욕망은 내가 만드는 거야, 상상도 못했겠지만

<검블유> 1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아래<검블유>)는 원초적인 욕망에 충실한 여성 캐릭터를 통하여 주체로서의 ‘여성’을 새롭게 제시한다. 주인공 배타미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윤리의식쯤은 쉽게 무시한다. 기업의 잘못을 책임지기 위하여 출석한 청문회에서 유명 국회의원의 성매매를 폭로하며 여론의 방향을 돌린다.

이 장면은 현실과 드라마 속 모두 남성이 장악한 정치계에서 여성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유리하게 판도를 바꾸는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여성 중심의 권력을 보여준다.






지는 게 죽는 것보다 싫은 여자, 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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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뒤지게 패고
전과자 된 거, 나 후회 안 하거든

<검블유> 3화


또 다른 주인공인 차현은 이성보다 감정이 우선적이며 예의 없는 상대에게는 주먹부터 나간다. 전직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차현의 캐릭터 설정은 여성이 남성을 신체적으로 압도하는 낯선 풍경을 보여준다. 마음껏 소리 지르며 화내는 그녀의 모습은 감정 표출에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는 여자, 송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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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바로를 위해 일하듯이
나도 유니콘을 위해 일하는 거야

<검블유> 9화


포털 업계 1위인 ‘유니콘’의 대표로 나오는 송가경은 사회 집단의 리더가 남성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다. 또한, 불법 성매매 업소에 드나드는 송가경의 모습은 남성 중심의 영화에서 성매매의 대상으로 소비되던 여성을 소비자로 연출되며 젠더의 역전을 보여준다.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여자?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는 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였지만, 그들은 모두 평면적이었다.

여성은 남편의 말에 충실히 따르면 선한 캐릭터로, 남자의 사랑을 거절한다면 악한 캐릭터가 되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캐릭터의 모습이 제한되었다. 이는 여성 캐릭터들의 선악별 기준이 남성 캐릭터를 얼마나우호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지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회의 가부장제를 재생산하고 여성 시청자에게 착하고 자애로운 여성상을 주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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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블유> 속 여성들은 단순하게 판단할 수 없다.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부도덕한 선택을 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성공하였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그녀들의 모습은 인간이 지닌 양가감정을 보여주고 여성 캐릭터가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을 확장한다.







모든 여성은 '들장미소녀 캔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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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많은 한국 드라마가 여성 서사를 늘리기 위해 제시한 캐릭터는 씩씩한 캔디형 여주였다. 언제나 정직하고 착하고 씩씩한 여성들만 브라운관에 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성들이 모두 캔디인가?


한 명의 사람에게도 수천 가지의 모습이 존재하는데 수천만 명의 여성들이 모두 같은 얼굴일 수는 없다. 여성을 주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선하고 강한 여성 캐릭터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검블유>는 여성이 지닌 성적 욕구, 충동처럼 금기시되는 감정부터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서 좌절하고 모순적인 상황에서 선택을 고민하는 모습까지 여성이 사람이기에 지닐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하여 여성을 주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여성이 지닌 양면적인 얼굴을 과감히 드러내며 <검블유>는 ‘나쁜’ 여성 캐릭터로 ‘진짜’ 여성을 보여줬다.







Good girls go to heaven.

But,

bad girls go everywhere!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처럼 기꺼이 나빠질 수 있기에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 여성이 궁금하다면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입력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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