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팬 시점
뉴스라고 하면 머리부터 지끈거리는 분들 있으시죠? 뉴스, 시사, 보도, 이런 부류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 때문일 텐데요. 여기, 그런 분들을 향해 묵묵히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4층 사람들
‘요즘 TV뉴스 잘 안 봅니다’라는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한 모바일 뉴스. 매일 오후 9시, 오늘 나에게 필요한 소식만 딱 골라주는 20대 맞춤형 뉴스 콘텐츠에요. 저도 사실 얼마 전에 알게 되어 ‘뭐 별 다를 거 있으려나’하면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방문했는데요. 영상 몇 개 보고는 반해버렸습니다. 저절로 구독을 누르게 될 만큼 재미있고 알찬 내용들로 구성되어있었어요!
언니(누나),, 라고 해도 돼요,,?,,
지난 16일에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디즈니, 힐튼 등의 브랜드가 빨대를 없앤다’는 뉴스를 전했었어요. 바다거북의 코에 빨대가 박혀 아파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부터 시작된 운동이었습니다. 이 때 강다솜 아나운서가 직접 일주일 간 빨대 없이 생활한 영상을 함께 보여줬는데요. 이런 스스럼 없는 일상의 모습을 녹여낸 덕에 뉴스가 확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언론인’이라는 묵직한 느낌이 아니라 학교에 좀 똑똑한 언니(누나)가 ‘잘 들어봐’하며 알려주는 것 같은 친근한 뉴스에요. 짤도 쓰고, 줄임말 자막도 쓰고, 직관적인 인포 그래픽, 그리고 ‘~습니다’ 대신 ‘~요’라는 어미를 사용해 더 좋았습니다. 뉴스가 꼭 엄격 하란 법 없잖아요. 힙 하면서 신뢰도가 높을 수도 있겠죠?
당신이 뉴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장난 같은 뉴스는 아닙니다. 오히려 군복무학점제, 낙태, 평창 올림픽 체불 등 젊은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침투해 있거나 관심 가질 만한 소식들을 아이템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 3분 정도의 짧은 영상이기 때문에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콕 찝어서 알려줘요. 업체명도 바로 바로 밝히고, 질질 끌지 않는 속 시원한 뉴스라고도 할 수 있어요.
14F에는 헤드라인으로 크게 다뤄지지 않는 소소하지만 와 닿는 내용이 많은데요. 물론 정치비리나 세계경제 같은 굵직한 소식도 분명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루는 중요한 내용들이죠. 저도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문을 매일 읽기도 하고요. 하지만 신문을 펼치면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정치, 경제 뉴스부터 나오니까 굉장히 인내하며 읽어야 하더라고요. 힘든 숙제처럼 느껴지고. 일상의 소소한 내용들부터 시작해 그 뒤의 시사적인 이야기까지 확장해서 알려주는 게 진짜 독자를 생각해주는 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4F, 그리고 MBC뉴스. 똑 부러지는 강다솜 아나운서의 목소리만큼 신뢰받는 뉴스가 되길 기원합니다.
지치지 말고, 변하지 말고, 계속 손 흔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