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떠난다_#8

러시아의 가슴 '모스크바'

by Zak

러시아인들은 종종 “페테르부르크는 우리의 머리이고 모스크바는 우리의 가슴이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서구화’를 추구하며 유럽과 비슷한 모습으로 만들어진 도시라면, 모스크바는 진짜 러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도시였다.



#붉은 광장


붉은 광장이라 불리지만 안에 들어서면 '왜 붉은 광장이지?'란 생각이 먼저 든다. '아름다운'을 뜻하는 러시아 단어가 '붉다'와 비슷하여 오역돼 '붉은 광장'으로 굳어졌다는 설과 메이데이와 혁명기념일에 사람들이 붉은색 현수막을 박물관과 백화점 벽 등에 걸고 붉은 깃발은 든 채 광장에 모여들어 붉은 광장으로 불리게 됐다는 설이 있다.



부활문



부활문은 17세기에 지어졌으나 없어지게 돼 옐친이 다시 지었다고 한다. 아치 사이 좁은 공간에는 작은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문을 들어서기 전 바당에 도면 둥근 모양의 금속판 하나가 박혀있는데 모스크바 시 기준점을 나타내는 표시라고 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부활문을 등지고 서서 동전을 등 뒤로 던져 금속판에 넣곤한다.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안에 들어가면 행운이 깃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동전은 기념 사진을 찍기도 전에 주변에 있던 '누군가'에 의해 수거된다.



한 두 사람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교회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성바실리 성당'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성당은 '뇌제'로 불리는 이반 4세가 만들었다. 카잔한국 정벌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신께 성당을 지어 바친 것이다. 완공된 성당을 본 뇌제는 감동해 이와같은 걸작이 다른 곳에 또 만들어지지 않도록 건축가의 눈을 뽑아버렸다고 전해진다. 정신이상 증세 악화로 사랑하던 아들을 쇠지팡이로 때려죽이고 가슴아파 울부짖었다던 뇌제 일화를 떠올리니 진짜인가 싶다가도 훗날 그의 업적을 폄하할 목적으로 덧붙여진 이야기는 아닐지 고민하게 된다.






레닌묘


레닌묘 뒤로 크렘린 대통령 집무실 건물이 보인다. 검색하다 알게된 바에 의하면 러시아 국기가 걸려있는 건 푸틴이 집무실에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아침 일찍부터 붉은 광장 안에 긴 줄이 늘어선다. 볼셰비키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어 사회주의 국가를 세운 '레닌'을 만나기 위해서다. 1924년 사망한 레닌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어머니와 여동생 곁에 묻히길 원했다. 하지만 스탈린은 그를 편히 두지 않았다. 레닌의 정치적 상징성을 이용하기 위해 그를 '미라'로 만들어 모스크바 광장에 '전시'했다. 레닌묘를 지키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엄숙한 분위기와 달리 관광객들의 마음은 그를 기리는 것보단 한번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곳에 누워있는 레닌은 매주 화수목토요일이면 어김없이 3시간씩 들리는 발소리를 들으며 어떤 생각을 할까.



굼 백화점


국영백화점이었던 굼은 '종합백화점'이란 단어의 앞글자만 모아 만든 이름이다. 레닌묘를 마주한 곳에 온갖 고급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는 백화점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크렘린


여행 마지막날 짐을 다 꾸려놓고 찾은 크렘린. 기운이 빠져서 그랬는지, 엄청난 줄에 기운이 눌려 그랬는지 사진도 별로 찍지 않고 슬슬 둘러보기만 했다. 그러다 사람들이 좀 없길래 친구와 둘이 셀카를 찍는데 갑자기 경찰(혹은 군인 혹은 경비대?)이 우리를 보며 호각을 불고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손짓했다. 당황해서 다가가니 뭔가 말을 하는데 알아듣기 힘들었다. 전후사정을 따져보니 건널목으로 건너지 않고 차도로 건너 우리를 소환한 것이었다. 그냥 관광지 내부라고 생각해 광장처럼 차도의 개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여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곳이기도 한데 생각이 짧았다. 우리를 소환한 이는 티켓을 달라고 하더니 한쪽을 살짝 찢었다. 한 번 더 걸리면 크렘린에서 쫓겨난다는 경고와 함께.











#국립중앙 현대사 박물관


1924년 개관한 곳으로 19세기 후반 이후 러시아 현대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당연하다는듯 전시관엔 러시아어로만 써있다. 대충 감으로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간간이 전시실에 영어 설명이 적힌 코팅된 안내문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의 러시아를 이해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러시아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모스크바 대학교


지하철역에서 내려 모스크바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참새언덕을 찾았다. 힘겹게 올라갔지만 원하던 뷰는 찾을 수 없어 실망하며 근처에 있는 모스크바 대학을 찾았다. 마침 관광버스가 관광객들 여럿을 내려놓았다.



가는 것까진 어떻게 갔는데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것이 문제. 구글맵으로 검색한 결과 몇 블럭되지 않는 것 같아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또 다른 대륙'의 스케일은 달랐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을 걷고 또 걷고 "한국이었다면 당장 택시를 잡아탔을 거야"라는 말을 수차례 한 뒤에야 지하철역에 당도할 수 있었다.



#아르바트 거리


비행기 시간에 쫓겨 제대로 구경하기 못했다. 물론 가장 큰 방문 목적이었던 스타벅스 텀블러는 구매했다. 러시아에선 마트료시카가 그러진 텀블러를 살 수 있다.


아르바트거리에 있는 '빅토르 최' 추모의 벽. 비행기 시간 때문에 스치듯 안녕....

#추가_숙소에서 내다보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