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_캣맘 사건과 고양이 마을
얼마 전 용인 캣맘 살인사건이 한국을 뒤흔들었다. 50대 여성 박모씨는 고양이 집을 지어주다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평소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던 일명 ‘캣맘’이었기에 사건 직후 ‘캣맘 혐오 범죄’일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고양이에게 밥을 줘 주변을 더럽게 만든다는 이유로 캣맘과 주변 주민들 간 크고 작은 다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 옥상에서 중력실험을 하던 초등학생들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범인이 밝혀진 것은 다행이나 개운하질 않다. 아이들 장난에 목숨 잃은 분을 생각하면 허망하고 사고 직후 캣맘 혐오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있자면 가슴이 저릿해진다. 밥을 주는 인간조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힘든 사회에서 생존해야 하는 길고양이들의 삶은 얼마나 팍팍할까.
대만 여행자들이 핑시선투어를 할 때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고양이마을로 유명한 ‘허우통’이다. 시간 관계 상 허우통에는 들르지 못했는데 스펀에도 고양이들의 흔적이 있었다. 고양이들은 사람을 피하지 않고 동네 이곳저곳을 자기 집처럼 편하게 돌아다닌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무서워 도망을 가거나 이들을 쫓아내지 않는다. 함께 마을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도망치기 바쁜 한국의 길고양이들과 비교된다.
스펀역 안 벤치. 고양이 한 마리가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익숙하고 편해보였다. 역 안에 자리가 많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고양이를 그대로 지켜보기만 했다. 따지고 보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잠깐 머물다가는 관광객이지만 이 고양이야말로 이 마을 터줏대감이고 저 벤치의 진짜 주인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곁에 가지 않고 사진을 찍기만 했는데 한 남자가 닭날개볶음밥(?)을 먹으며 옆 자리에 슬며시 앉았다. 기척에 깼는지 고양이가 일어나서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 입 내어놓으라는 눈빛을 강렬하게 쏘았지만 남자는 꿋꿋이 앞만 보고 손에 든 음식을 다 먹었다. 그가 자리를 떠나자 고양이는 체념한 듯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그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불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