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비 Mar 31. 2019

11. 1월

함박눈이 내린 어느 날

1월 1일 0시 멀리서 종소리가 들렸다.



새해 아침이 밝았다. 동네는 조용했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일본의 새해는 어떤 풍경일까 궁금해서 근처 신사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기모노를 입고 신사로 향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손을 잡고 가는 풍경이 정겨웠다.

온 가족들끼리 모여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 구석이 뭉클했다.


신사는 조용한 거리와는 반대로 시끌벅적했다. 

무녀 옷을 입은 소녀들과 주지스님이 보였다. 

아마자케(감주)를 나눠주던 풍경이 재밌었다. 알코올이 들어있는 것과 알코올이 없는 것 두 종류인데

나는 술을 못 마시므로 논알코올로 받았다. 따뜻했다.



1월  15일

자고 일어나니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창밖으로 수북이 쌓이고 있는 광경이 얼마만인가 

그친 듯싶다가도 금세 어두워지면서 눈이 내리는 게 참 변덕스럽다. 눈이 그친 오후에 저녁 찬거리를 사러 슈퍼로 가는 길에 눈사람이 여럿 만들어져 있었다. 

마흔살즘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넉가래로 눈을 모아서 신나게 눈사람을 만드는 걸 보고 있자니 

동심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학창 시절 집과 학교와의 통학하는 방법이 버스밖에 없었을 때, 눈이 내리는 날은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 귀찮은 날이 되었다. 분명 어렸을 땐 눈이 오면 동네 아이들과 종이상자를 가지고 해 가질 때까지 놀던 추억이 있었는데...


가지각색의 눈사람을 보면 일본은 애나 어른이나 동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으로 와서 남는 시간을 무얼 하면 좋을까? 

태블릿과 노트북이 있다. 남는 것이라고는 시간밖에 없었다. 




1월 31일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 일본으로 여행 온다던 친구 중 또 한 명이었다. 

전날 오사카에서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교토에 한번 오고 싶다면서 연락한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0. 겨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