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다녀온 뒤, 제법 나른한 오후였다.
카페 한쪽 자리에 앉아 30여분 쯤 낙서를 하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이 또렷해진다.
낙서를 하는 날과 하지 않는 날의 마음은,
땅과 하늘만큼이나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진다.
생각이 연필이라면
낙서는 뭉툭해진 그 연필심을
서걱서걱 다듬는 행위가 아닐까.
어제도 낙서를 하고 나서
막혀 있던 작업이 스르르 뚫리는 걸 경험했다.
그래서인지, 그 생각이 이제는 제법
신빙성 있는 생각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