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abari Kenya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한수 Mar 05. 2018

무라

케냐에서 가르친 사투리

케냐에서 중급 한국어를 세 학급에게 가르쳤다. 마지막 학급은 다 가르치지도 못하고 떠났다. 우연히 그 학급 학생들의 이메일주소가 빼곡한 종이를 찾았다. 떠나자마자 연락할 것처럼 주소를 받고는 3년이 그냥 지나갔다. 그중 2년은 논문이 먹어버렸고 그 다음 1년은 취업이 먹어버렸다. 시간이 야속한지 내가 야속한지 모르겠다. 뭐, 핑계인지도 모른다.


모처럼 학생들 생각이 나서 메일을 띄웠다. 반가운 답장들이 날아왔다. 그중에서도 대학 1학년으로 반에서 한국어가 가장 자연스러웠던 앨리스의 답장 덕분에 한참 웃었다.


"......선생님 고향이 마산이었고 거기서는 '먹어요' 대신에 '무라'고 말한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나요. (마구 웃는 이모티콘)......"


이제는 대학 졸업반이라는 앨리스. 언젠가 마산에 데려가서 온갖 사투리를 들려줄 기회가 오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카쿠마에서 태어난 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