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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런 Dec 06. 2021

독서 없이 책 읽기

시간은 없고 시각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바야흐로 탐구의 시대다. 빗장엔 유튜브의 지문이 잔뜩 묻어있다. 3G라는 마중물은 제4의 물결을 일으켰고 이젠 유튜브를 통해 토플러의 500장짜리 책도 10분 만에 완주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번 물결은 앞선 3번의 물결과 수심이 다르다. 너무 깊어 발을 구르지 않으면 익사할 수도 있고 반대로 원한다면 오리발을 끼고 물결 속에서 헤엄칠 수도 있다.


  원고지에 글을 쓰던 기성 작가들이 컴퓨터 세대 작가들을 탐탁지 않게 여기듯, 누군가는 여전히 종이 책이 가장 좋은 지식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책장을 넘기며 몇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작가와의 스킨십만이 충분히 생각할 시간과 기회를 주고 더욱 선명한 잔상을 준다는 건 명백하다. 또 유튜브가 설명하는 몇 분짜리 글로는 도저히 나오코의 자살이 주는 씁쓸함을 맛볼 수가 없다.


  그래도 유튜브다. 수천 년전 솔로몬이 말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고. 이젠 섞어야 한다. 더 잘 섞는 사람이 새로움을 만들어낸다. 원시에서 기술을 보는 사람이 미술에서 음악을 보는 사람이 새롭다. 요리를 잘하려면 재료를 알아야 하지만 우린 재료를 키워볼 시간도 원리를 알려주는 친절한 요리책을 읽을 시간도 부족하다. 백종원의 유튜브 정도로 충분하다. 빠른 시간 안에 통섭의 재료를 모아야 하니까.


그래서 유튜브다.


(밀리의 서재 경쟁사는 유튜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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