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마리아나 해구로 가야해

by 이태경


나는 오늘 나의 어스름을 찍었습니다 그건 희고 하얀 욕조에 담겨져 있었고요 그리던 것은 사진 속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서성이며 미열로 남은 폴라로이드 사진 문득 내가 웃었습니까. 옅게 맺힌 상 위로 천 개의 비늘이 흐르고


서투름을 차분히 잃어가며 홍채만이 몸집을 키워가던 밤 당신에게 가장 깊은 곳으로 가면 나를 볼 수도 있겠다고 말했어요


찍는다는 건 손상된 나의 일부를 감내해야 한다는 해수의 압력에 미처 잔불처럼 사그라질까 움츠린 채 낯선 공기에 아늑히 질식하며


그때 당신은 조금 웃지 않았나요 잘은 모르겠지만 여전히 표정을 알아볼 수 없어서


나는 아마도


셔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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