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서울은 정말 더웠다. 대구에서 살아온 내가 더위를 느낄 정도의 뜨거운 태양. 운동을 그만두고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집에 가만히 누워 있다가 밖으로 나가 한숨을 연거푸 쉬고 다이소를 구경 가는 것. 비가 온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한참 비가 오는 것을 보다가 5초 정도 몸을 맡겨 본다. 새삼 느끼지만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시원하다. 병 주고 약 주고 이게 뭔지… 젖은 크록스를 끌고 집으로 들어갔다. 이 와중에 사람도 피하기 힘든 이 비를 물을 싫어한다는 러브버그들은 괜찮을지 내심 걱정이 된다.(러브버그를 살리자고 주장하는 그런 쪽은 아니다) 익숙한 배경의 전화, 엄마다. 서울의 더위는 이제 한 꺼풀 꺾이겠다고 선언한다. 어른들 말은 틀린 게 없다. 그게 부모님이라면 더 하다.(제발 꺾였으면.. 너무 덥다 진짜) 알바를 구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왜 3일만 구했는지 물어본다. 엄마의 첫사랑이 나이기에 여자친구를 봐야 해서 그랬다는 핑계는 접어둔다. 오늘 운동은 어땠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는 엄마의 목소리는 나 못지않게 다분히 속이 아픈가 보다. 그게 느껴지는 게 더 마음이 아프다. 언제 그칠지 모르는 하늘에 구멍이 메워진다면, 엄마도 나도 아프고 어지럽혀진 속에 고요를 찾을 수 있을까?
어제는 유독 잠을 설쳤다. 창문을 두드리는 더위에 자주 깼다. 비 온 뒤 하늘이 이쁜 법인데 모두 봤으려나 모르겠다. 이쁜 하늘 보고 오늘은 모두 편안한 밤을 보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