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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태언의 테크앤로 Jun 16. 2016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를 갖고픈가

우물안 규제를 고수하는 아나로그 정부부처 혁신해야

http://www.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id=1669


e커머스 혁명에서 승자가 되려면?


아마존은 구매자가 음성인식으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는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출시했다. ‘아마존 에코’는 원통형으로생긴 개인비서 시스템, 즉 애플의 ‘시리’ 같은 역할을 한다. 소비자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쇼핑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모든 것을 클라우드에 저장해 데이터 저장을 최소화하고,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주인을 영리해지게 하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필요시 메모할 내용을 말해두면 자동으로 메모가 남아있는 기능도 있다.


앞으로 아마존 에코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제품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 머신러닝, 클라우드 컴퓨팅, 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들을 조합해 사용자의 생활패턴과 니즈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집안에 있는 사물기기들과 연결해 주문을 대행하는 스마트한 세상이 머지않은 미래에 열릴 것이다.


국경 허무는 e커머스, 어떻게 봐야 할까

한·중 FTA를 통해 앞으로 중국으로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겠지만, 반대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진출하는 기업들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샤오미 연말 행사가 열렸다. 보조배터리, 체중계, 액션카메라 등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한국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에 보답하고자 신제품 발표회 행사 겸 감사 이벤트로 약 1억 원어치의 경품을 내걸고 대형 이벤트를 한 것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 또한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자체 AP(Application Processor)를 생산하는 화웨이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 회사다(1위는 샤오미). 출고가 15만 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수출국인 한국 시장에서 성공함으로써 전 세계에 화웨이의 우수성을 입증하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절 세일에서 912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6조5000억 원의 매출을 이뤘다. 더 인상 깊은 건 전 세계 232개국에서 이 세일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물류·유통, 온라인 결제, B2B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운영체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는 상장 직후 2000억 달러(약 205조원)까지 치솟았다. 알리바바그룹의 장융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5년 안에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를 1조 달러(약 1089조5000억원)로 끌어올리겠다고 단언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알리바바코리아’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소위 해외 직판 영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제 한국 소비자들은 알리바바 영문 사이트에서 직구를 하지 않아도 한글로 된 ‘알리코리아’를 통해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해외 직판의 기회를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고 유통하는 복잡한 절차 없이 역직구·해외 직판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에서 역직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에 회원 가입절차를 간소화 하고, 제품 설명을 영문으로 하는 등 전자상거래 가이드라인 개정도 필요하다.


해외 직판의 경우 현재 이베이에는 7000여 명이 넘는 한국인 판매자가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타오바오나 티몰(Tmall)에 입점을 타진하는 업체도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그룹이 설립한 티몰의 경우 반드시 중국 법인이어야 입점이 가능하고 수천만 원 상당의 입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24시간 이내 발송과 중국 내 서비스센터를 둬야 한다는 등의 조건도 있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중소기업의 제한된 리소스상 힘들겠지만, 컨소시엄으로 입점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운영하는 해외 판매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 가입하거나 전문 솔루션 업체에서 제공하는 해외 전자상거래 솔루션(번역, 쇼핑몰 제작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국내는 이미 온라인 쇼핑몰 포화 상태다.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기업만이 국경 없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간편결제에서 외상결제로

2015년은 우리나라 핀테크 활성화 원년으로서 특히 지급결제 분야에서 두드러진 약진이 있었다. 삼성페이를 비롯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페이나우, 옐로페이 등 각종 온·오프라인 결제수단이 등장했다.

현재의 지급결제 시장은 간편결제와 모바일결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인증수단을 간소화해 신속하면서도 안전하게 지급 결제하는 것과 모바일을 이용해 본인인증을 안전하게 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실물 카드 없이 결제 및 ATM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지급 결제는 판매자가 직접 구매자에게 신용을 제공하는 외상거래의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예비 신혼부부가 신혼살림을 장만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대부분의 경우 카드사에서 발급 받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할 것이다. 이 경우 가맹점(판매자)은 일정 수수료를 카드사에 납부할 것이고, 카드사는 일정 수수료를 VAN사에 지급할 것이다. 그리고 카드사는 이를 모두 모아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는 온라인·모바일 환경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는 판매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금융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빅데이터와 핀테크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판매자는 카드사와 VAN사를 거치지 않고도 구매자의 신용 및 지급능력을 알 수 있게 돼 플랫폼을 장악한 거대 판매자가 직접 구매자에게 신용을 제공하는 외상거래 형태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신용카드 회사가 설 자리는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빅데이터 산업은 오프라인형 규제로 인해 활성화 될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이를 가로막는 오프라인형 규제가 과다해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더라도 이용하기 곤란하다.


미국은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이 없으며 2012년 연방정부가 빅데이터 활용 지침을 제정해 기업들에게 명확한 가이드를 주어 데이터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이로 인해 금융 관련 빅데이터 활용사례가 늘어나면서 소셜신용평가서비스 업체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 서비스 산업이 발전해 e커머스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급변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를 양성하려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전자상거래 업체의 성장이 가능하도록 정부의 오프라인형 규제완화가 매우 중요하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4호(2016년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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