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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희 Jul 12. 2020

몸으로 구하고, 몸으로 답하다

미나 유 <BODY ROCK>

일흔을 훌쩍 넘기고 여든을 바라보는 안무가 미나 유. 무용가로서, 특히나 여성 무용가로서 세월의 한계를 견디며 이렇듯 오랜 시간 활동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현대무용 1세대. 그간 여러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춤을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공간을 세우며 다방면으로 교육에 힘써온 그녀가 공연예술 창작산실을 통해 오랜만에 신작을 발표했다.
“이 시대에 나는 누구인가?”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시작하는 신작 <바디 락(BODY ROCK)>(2월 19~2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예술가로서 미나 유가 지금까지 고민해온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다. 지난 5년여 사이에 발표한 <구토>, <2015> 등 최근작에서 보여준 실존의 문제를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일련의 전작이 단조로운 무대 위에 무용수의 움직임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면, <바디 락>은 청각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오브제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목의 ‘Rock’은 음악 장르의 하나인 ‘록’보다는 ‘바위’나 ‘위험물’, 혹은 ‘부딪쳐 동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몸은 삶을 이어가도록 하는 가장 원초적인 매개체이자 삶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주체다. 자기 삶의 기록과 같은 ‘몸’을 통해 안무가의 시선은 우리 사회를 돌아 자신의 삶을 비춘다.


김태희 무용평론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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