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장
판소리 ‘흥부가’의 한 대목. 흥부가 부자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쫓아간 놀부는 문짝에 꽃그림이 그려진 화려한 화초장을 흥부에게서 얻어 돌아오는데….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 오늘 걸음은 잘 걸었다 / 대장부 한걸음에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 초장화 초장화 초장화… / 초장화 하나를 얻었다 / 초장화 하나를 얻었… / 초장장 장장화 화화장 / 화화장 초초장 된된장 / 엇다 이것이 무엇인고 / 내가 답답하여 못 살겠구나 / 우리 집으로 건너가서 / 우리 마누라한테 물어보자
‘흥부가’의 주요 대목 중 하나로 꼽히는 ‘화초장타령’은 3시간여 판소리 완창의 거의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이름을 까먹고는 온갖 ‘장’자 돌림의 단어를 읊는 모습으로 청중에게 은근한 웃음을 선사하지요. 놀부는 남부럽지 않은 부자가 된 흥부에게서 겨우 장 하나를 얻은 것이 이렇듯 좋았을까요? 왜 흥부는 그 많은 재물 중에서 화초장을 골라두었을까요? 세밀한 화각공예 기법으로 민화를 그려 넣고 부귀·공명·만수무강 같은 기원의 글귀를 새긴 화초장.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형을 생각하는 아우의 마음이 그제야 보였던 건 아닐까요.
글 김태희 |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극장 「미르」 2017년 1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