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에겐 가사가 정말 큰 힘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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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 힙합에 빠지는 시즌이 있는데, 바로 쇼미 시즌. 힙합은 투팍 스눕독의 캘리 힙합만 주구장창 듣다가, 쇼미 덕에 한국에 좋은 아티스트 음악을 접하고 있다. 미디어의 순기능이랄까. 그러고 한 편으로는 접하지 못한 음악이 너무 많은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아무튼, 쇼미 덕에 좋아진 프로듀서 '더 콰이엇'.
그리고 이번 정규 앨범은 너무 좋은 아티스트. 한강 gang추천. 별 다섯 개 반.
오늘은 우연히 본 유튜브 인터뷰에서 띵언을 건져 소개해본다.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문구이고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게 된 문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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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에겐 가사에 정말 큰 힘과 에너지가 있어요
(넉살과 던밀스가 진행하는 힙합 아티스트 인터뷰 유튜브 채널이다)
넉살:
'섬'이라는 트랙이 있었는데,
가사 표현이 멋져서 기억에 남는데.
이제는 그런 노래를 들을 수 없어서 아쉽다.
더 콰이엇:
'섬'이라는 곡을 썼을 때는
너무 외로웠어요.
21살 때였고, 저도 친구를 많이 사귀고
사회에서 잘 어울리는 타입이 아니어서.
그 당시에 느꼈던 고독감 고립감을 느껴서 쓴 가사였어요.
지금 같은 경우에는 그런 걸 느끼기엔 너무 멀리 왔죠.
지금은 인간관계에서 불편함도 전혀 없으니깐요.
전체적으로 제 삶이 풍요롭고 평온하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지금 제가 그런 가사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요.
저도 음악을 하면서 느낀 거예요.
저희한테는 가사라는 게 너무 중요해서.
래퍼들에겐 가사에 너무 큰 에너지와 힘이 있거든요.
제가 만약에 외롭다고 해서
외로운 가사를 쓰면 더 외로워져요.
그런 자기 암시에 더 크게 걸려요.
그거를 제가 음악 하면서 느낀 거죠.
그래서 제가 어느 순간부터
이런 가사를 쓰지 않겠다고
저 스스로 약속했어요.
래퍼들에겐 가사가 정말 큰 힘이 있어요.
참고 <[황치와넉치] "켄드릭라마, 에미넴은 잘 못 듣겠어" 더콰이엇의 심플의 미학>
https://www.youtube.com/watch?v=sy4HJ2oQ0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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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정말 큰 공감이 갔던 구절이다. 굳이 콘텐츠를 만들지 않고 글을 쓰지 않더라도. 다른 분들도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생각한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에 힘들다고 글 쓰는 게 절대 나쁜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해소하는 게 좋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여운이 사진과 함께 때론 오래가기도 한다. 사람들이 오죽 힘들면 글을 쓰겠나 생각하기도 한다.
여기 브런치를 리뉴얼하게 된 계기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여기에 있던 어두운 감정 글을 걷어 내고, 일상에 조금 더 소중하고 간직하고 싶은 감정을 기록하고 싶었다. '자기 암시'에 걸린다는 표현이 정말 와 닿았다. 결국은 인생은 어떻게 바라보는 '프레임'이 하루의 기분과 지금 상황을 정의 내려주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이 힘이 들면 계속 힘든 건데 또 배운다고 생각하면 이 순간은 견뎌 낼 수가 있다.
행복 연구의 대가 조지 베일런트(George Vaillant)는 이렇게 말했다.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행복을 결정한다.”
참고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때로는 좋아하던 아티스트에게서 우연치 않게 배운다.
그러니, 세상을 조금 너그럽고 관대하게 보면서
항상 촉을 세우고 귀를 열어두어야지.
아무튼 이번 정규 앨범은 아껴 들어야지.
아직 가을이 지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