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따라 하기' 연대기
지금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몸'에서 나온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주 4회 가는 '수영'에서 나온다. 수영장 25m 레일을 오고 갈 때는 육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느낀다. 물 안에서 맛보는 '물감'이라는 걸 최근에 처음 느끼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수영을 찬양하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수. 알. 못이었다. 어렸을 때 겁이 많아서 수영을 배우다 포기했고, 그렇게 20년이 넘도록 물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못했다.
#나의 첫 번째 따라 하기- 하루키에게 배운 수영
그러다가, 갑자기 뭐에 홀려서 수영 강습을 등록했다.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30년 동안 꾸준히 한 운동이 수영이라는 글을 읽은 직후였다.
지속력이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바로 이겁니다.
"기초 체력 기르기"
전업 작가가 되면서 달리기를 시작해 30년 넘게
매일 1시간 정도 달리기나 수영을 생활 습관처럼 해왔습니다.
그런 생활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면서
작가로서의 능력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러고 1년이 흐른 지금, 접영/배영/평영/자유형을 하면서 오리발까지 쓰는 내가 되었고, 수영은 이제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리츄얼이 되었다. 하루키에겐 여러모로 감사하다. 그의 좋은 창작물과 좋은 생각들 모두에게.
#나의 두 번째 따라 하기- 류시화를 따라 떠난 인도 여행
수영은 하루키를 따라 배웠다면, 삶에서 가장 잊지 못할 여행은 류시화 덕에 다녀왔다. 내 삶의 가장 큰 축복은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다녀왔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요한 기점이 된 여행은 22살 때 두 달 동안 다녀온 인도&네팔 여행이었다. 그 인도 여행은 류시화가 쓴 <지구별 여행자>에서 시작이 되었다. 21살 첫 배낭여행 때 가져갔던 그 책. 그곳에서 <지구별 여행자>를 읽고 또 읽었다. 책에서 묘사된 인도의 매력 그리고 삶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 그 이야기에 매료되어 나는 다음 해에 인도로 떠났다.
나는 단순한 걸까, 아님 충동적인 걸까? 이렇게 책 한 권으로 삶의 중요한 습관을 들이고, 평생 가장 강렬한 여행을 다녀왔으니.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나의 '따라 하기 본능'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나의 세 번째 따라 하기- 박웅현이 알려준 '광고'라는 크리에이티브 세계 그리고 결국 광고인이 되다
장소는 분당 서현 교보문고, 때는 여름 방학. 서점에 놀러 갔던 나는 우연히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를 집어 들었고, 서점에서 뭐에 홀린 듯이 후루룩 책을 완독 했다.(홀리는 것도 참 많은 듯..)
그 책을 시작으로 광고와 크리에이티브에 또다시 매료되었다. 그 뒤로 '광고'언저리에 있는 모든 걸 찾기 시작했다. 광고를 보는 건 물론 마케팅에 관심이 퍼져서 마케팅과 트렌드를 다루는 미디어에서 에디터 활동을 시작했고, 운이 좋게도 정식 에디터로 1년간 글을 썼고 다른 에디터들과 함께 상업 출판 기회까지 얻었었다.
내 이름이 실렸던 첫 잡지는 22살에 나왔었다. 강렬한 날이었다. 그 뒤로는 중소기업 화장품 마케팅팀에서 인턴을 했고, 디지털 마케팅 회사에서도 인턴을 했다. 나의 광고에 대한 열정이 드디어 끝을 봤을 때는 꿈만 꿔오던 종합광고대행사에 입사하게 된 이후였다.
박웅현이 일하는 외국계 광고회사와 비슷한 회사였고, 오퍼가 들어와서 냉큼 들어갔다. (그리고 큰 코 다쳤다...). 그렇게 2년 동안 광고인으로 살았다. 책을 접한 뒤 몇 년이 흘렀던 시점이었지만, 그 날 읽었던 책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게 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어 주었고, 덕분에 어떤 '일'을 해야 내가 즐거운지 알게 해 주었다.
#나의 네 번째 따라 하기- 오기사가 알려준 펜 드로잉 세계
일뿐만일 까, 취미 생활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본 오기사의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책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그의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하이테크 펜을 사고 스케치북과 다이어리에 그림을 끄적거렸다. 나도 여행 가서 노트와 펜을 꺼내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림은 지금도 뗄 수 없는 취미로 남았다.
나에게 "하루키, 류시화, 박웅현, 오기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먼저 나는 그들을 만난 적 없다.
그러나, 책에서 만난 그 사람들은 내 삶에 중요한 지표가 되어줄 자세를 알려줬고,
그들에게 영감을 받아 지금까지 일상을 지탱해 주는 경험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들이 지금껏 내 삶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이제 요새 이야기를 좀 해볼까.
2019년이 되고 2달이 벌써 지나가려고 한다.
"올해는 꼭 바뀌고 싶다." 매일 이 생각을 한다.
"바뀌고 싶다"는 식상한 다짐.
그 식상한 걸 해내려고 무진장 노력 중이다...
일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 대인 관계 등 나를 힘들게 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꽉꽉 채워 넣고 환골탈태라는 멋진 성어를 몸소 실천하고 싶다. '바뀌고 싶다'는 이미 많이 소비된 식상한 다짐. 그 식상한 걸 지금 해내려고 무진장 노력 중이다. (그런데 쉽지 않다... 식상한 말과는 다르게 매일매일 실천은 너무 어렵다...) 그래도, 매일매일 '꾸준히' 하고 싶어서 습관을 들이고 싶은 목표를 '66 챌린지' 인스타 계정으로 공유하고 있다.
임계점을 돌파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삶의 태도 따라 하기'를 시작하다
변화가 필요한 지금, 내가 지금껏 그래 왔듯이 여기저기서 좋은 영감을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읽어,
내 것으로 만들려고 '따라 하기'를 진행 중이다. 매일 화이팅을 스스로 외치는 것만으로는 내 얄팍한 의지를 높일 수 없고 내재된 게으름을 탈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험뿐만이 아니라 삶의 태도, 가치관, 인간관계, 습관 등 한 분야에서 큰 획을 그었던 사람들의 비결을 캐내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지금 노력을 결과로 만들 때 중요한 지침이 되어줄 명사들을 만났다.
#1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의 '회복 탄력성' 따라 하기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회복 탄력성이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거나 한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회복 탄력성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는 근력입니다.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약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또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존재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법, <나를 사랑한 시간들>에서-
내가 변하지 못할 거라는 고정형 사고방식에서 탈피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회복탄력성'으로 과거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을 꼭 가져가자.
#2 일론 머스크의 '자아실현을 위한 성공 법칙 다섯 가지' 따라 하기
1. 깨어 있는 시간에 일을 정말 열심히 하세요.
2. 주변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세요. 회사란 함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모인 집단이잖아요.
3. 소음을 줄이고 신호에 집중하세요.
4. 유행을 따르지 마세요. 정말 의미 있는 것을 하고 있나요?
단지 다른 사람이 하고 있어서 그것을 하는 것은 아닌가요?
유추해서 추론하지 마세요. 근원적인 진실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출발하여 일을 해야 합니다.
5. 젊었을 때 모험을 하세요. 나중엔 여러분 곁에 의무감을 갖게 하는 사람들이 있게 될 테니까요.
-나를 만드는 힘, <나를 사랑한 시간들>에서-
저 다섯 가지 성공 법칙 중에, 첫 번째 '깨어 있는 시간에 일을 정말 열심히 하세요'가 가장 와 닿는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이 생겨서 잠을 줄이기보단 깨어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데 더욱 집중해 보자.
#3 마윈이 들려주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 속 '지속 가능한 열정' 따라 하기
"영화를 보면 행복해져요.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돈을 벌기 위해 고래를 잡는 사람은 없다고 했어요.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새우를 잡는다고 했지요. 포레스트 검프처럼 고래잡이가 아닌 새우잡이를 꾸준히 한 것, 즉, 지속 가능한 열정이 성공을 만들지요. 포레스트 검프처럼 우직하게 사는 것, 그게 수많은 시련에도 나를 지킨 용기였습니다. 그 영화를 지금까지 수없이 봤어요. 영화에 등장하는 약간은 모자란 듯하고 고지식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주인공이 바로 나의 영웅입니다. 내가 성공할 수 있다면 중국인의 80%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어요. 그래서 초조한 일이 생길 때마다 그 영화를 봤지요."
-나를 지키는 용기, <나를 사랑한 시간들>에서-
역시 마윈은 마윈이다. 정말 많이 와 닿는 문장이었다. 수많은 시련에도 우직하게 사는 것.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주인공. 올 해도 그리고 짧게는 지금 66챌린지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우직하게 나아가자!
#4 팀 쿡이 들려주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처하는 태도' 따라 하기
"삶이란 부서지기 쉬워요. 아무도 내일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을 던져야 합니다."
-나를 지키는 용기, <나를 사랑한 시간들>에서-
이번 주에 반성한 점은, 66챌린지 기간이었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 였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집중도 떨어진 적이 꽤나 많았는데, 그때마다 의식적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했는가... 이번 주를 반성하는 문장이자, 다음 주를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문장이 될 것 같다. 겉만 자기 계발 말고 진짜 '공부'를 하고 변화를 위해 진실된 자기 계발을 하자.
#5 에릭 슈미츠에게 배우는 '모든 일을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자세' 따라 하기
"혼자 할 때보다도 여럿이 함께 할 때 더 큰 힘이 발휘됩니다. 새로운 일들을 배우는 데 열린 마음이길 바랍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삶을 변화시키고 타인의 삶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중요한 삶의 태도가 있습니다. 바로 '네'라고 답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여러분의 삶은 계속 변화할 것입니다. 남이 도움을 구할 때도 '네'라고 말하세요. 여러분의 편안한 공간만을 고집하지 말고, 무엇이든 가치 있는 일에 '네'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네'하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여러분을 스스로 지키는 삶의 지혜가 될 것입니다."
-나를 지키는 용기, <나를 사랑한 시간들>에서-
나는 그동안 얼마나 편안한 공간에서 지냈는가? 얼마나 변화를 두려워했는가? 반성한다 ㅜㅜ 무엇이든 가치 있는 일에 반감 대신 '네'라고 말하는 태도를 꼭 갖추자. 혼자 할 때보다도 여럿이 함께할 때 더 큰 힘이 발휘된다는 에릭 슈미츠의 말을 간직하자. 회사 생활에도 가족 간의 관계에도 '함께'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항상 기억하자.
#6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 사회심리학 박사 에이미 커디에게 배우는
'행동이 마음을 지배하는 법' 따라 하기
"나 자신을 최고로 이끌기 위해서는 '프레전스 presence'가 중요합니다. 프레전스란 자시느이 진정한 생각, 느낌, 가치, 잠재력을 최고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조정된 심리 상태입니다. (...). 아주 최소한의 노력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팁이 바로 '자세의 변화'입니다. 몸이 바뀌면 나를 지배하는 생각도, 마음도 달라진다는 것이죠. 어깨를 펴고 팔을 벌리는 자세만으로도 당신의 호르몬이 바뀌고, 실제로 자신감이 가득 차게 됩니다."
-나를 응원하는 노래, <나를 사랑한 시간들>에서-
실제로 허리를 곧게 펴고 당당한 자세를 취하는 '파워 포즈'가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발표를 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의식적으로 당당한 포즈를 취해 보자. 공부할 때도 허리를 곧게 펴자. 이 글 덕분에 지금도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취하려고 노력 중이다.
'따라 하기' 전략도 결국 행동으로 이어져야
결과가 나온다
나의 네 가지 따라 하기가 삶 속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데는 명사의 역할도 있지만, 가장 큰 역할은 그 영감과 울림을 받아 내가 취한 행동에 있다. 만약 하루키 에세이를 읽고 수영 강습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여전히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을 테고. 류시화의 인도 여행기를 읽고도 그저 집에 머물렀다면, 내 삶의 가장 큰 축복인 '여행'을 떠나기 주저하는 어른이 되었을 테다. 박웅현 책을 읽고도 광고에 관련된 모든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지 못했겠지. 그림은 물론이다. 펜을 들지 않았더라면, 별다른 취미 생활 없이 티비를 보고 지내는 직장인이 됐을 것 같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한 지금. 당장 행동하기로 다짐했다.
'책을 많이 읽는 한 해'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기에,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행사인 '빡독'에 참여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1일 1독이라는 목표를 해냈다.
이 주옥같은 여섯 가지 따라 하기 지침도 바로 어제 건졌다. 책을 많이 읽으려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더불어, 다짐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다.
어제 책을 많이 읽게 해 준 원동력은 '빡독' 행사의 완벽한 환경 설정이었고, 주위에 같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받은 긍정적 영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에릭 슈미츠의 말이 다시 떠오른다.
혼자 할 때보다도 여럿이 함께 할 때 더 큰 힘이 발휘됩니다.
-에릭 슈미트-
어제 사람들과 함께 독서했을 때, 평소보다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많이 읽을 수 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에서는 삶 속에서 지니면 좋을 22명 연사가 들려주는 삶의 태도와 성공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조원경 작가가 들려주는 22명은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제프 베조스, 팀 쿡, 에릭 슈미트부터 여러 학회의 교수들까지 다양한 연사가 소개되어 있다. 특히, 단순히 연설을 들려주는 것이 아닌,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지금 어떻게 이 철학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함께 나아갈 때 더 큰 힘이 발휘된다는 점을 들려주고 있다.
그들이 치열하게 살아오고 처절하게 실패했던 과정. 그 시간의 기록 속에서 깨달은 점을 거침없이 들려준다. 22명 연사의 삶을 압축해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글귀를 들려주니. 내 삶에 적용
하고 싶어 노트에 적었던 구절이 한 두 구절이 아니었다.
어제 흡수한 22명의 명사들의 메시지와 함께 지냈던 오늘은 어제보다 나은 하루였다. (주말인데 카페에서 공부를 했으니..!) 그들의 메시지를 깊이 세기고 지낼 다음 주는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다. 항상 기억하자. 여럿이 함께 할 때 더 큰 힘이 발휘된다는 것을.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속 22명의 명사를 조금씩 따라 한다면,
어제 보다 나은 자신이 되어 있을 것 같다. 따라 하기. '행동'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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