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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스타 Jan 04. 2020

우리는 챔피언입니다

나의 넘버원 아티스트

<치유 글쓰기> 첫 번째 질문


Q1. 오랫동안 좋아해온 나의 최애곡은? 그곡, 혹은 뮤지션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리고 가장 또렷이 기억나는 음악 관련 에피소드를 적어봅시다.^^


신해철이 들려준 음악들 


중고등학교 시절 투박한 mp3에는 록 음악으로 가득했다. 락 혹은 힙합을 들었는데, 락의 비중이 컸다. 락을 입문하게 된 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중심에는 '신해철'이 있었다. 마왕. 그의 라디오를 몇 년간 들었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성실한 얼리버드지만, 학생 때는 밤에 깨어 있는 시간이 길었다.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라디오를 들었다. (만약, 고스트 스테이션을 기억한다면 너무 반갑다!) 신해철의 취향으로 여러 음악을 들었었는데, 그는 록 음악을 종종 들려줬다. 


강력하지만 누구보다 섬세한 그의 목소리 


특히 프레디와 브라이언의 조합이 넘 좋다


알 수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록 음악에는 일종의 저항감이 가득했다. 자신의 색채로 목소리를 내는 그들이 매력적이었다. 유명한 밴드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비틀스는 물론. 레드 제플린, 딥 퍼플, 건즈 앤 로즈스 등 시대에 한 획을 그은 아티스트들을 접했다. 그러던 와중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신비로운 멜로디와 들어보지도 못한 보컬. 특히 보컬의 목소리는 지금껏 들어온 어떤 목소리와는 달랐다. 목소리에는 힘이 강력하지만, 그 어느 목소리보다 섬세했다. 그 주인공은 '프레디 머큐리'. 


그렇게 요새 말로 '입덕'했다 (평생 탈덕은 하지 않을 예정). 고등학생 때 퀸을 접한 후, 그들의 행보를 추적했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은 프레디 머큐리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었다는 사실이었다. 같은 시대를 살지 못하고 죽었다는 사실에 억울했다. 라이브 실황을 보고 또 보면서, 저 공연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나에게 자유와 해방감을 준 음악



퀸 음악은 뭐랄까. 아주 락적이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락적이지도 않다 (이게 무슨 소리). 그러니까, 록 음악이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폭발적인 락은 아니다. 빠른 연주와 고음보다는 멜로디를 조화시키는 노력이 더욱 돋보이는 음악이다. 그렇게 퀸에 매료되었다.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듣는 음악이 평생 들을 확률이 높다고. 그렇다. 나는 요새도 퀸 음악을 듣고 있다. 답답하거나 무언가에서 해방되고 싶을 때. 때론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퀸 음악은 나에게 '자유'를 주고 '해방감'을 느끼게 해 준다. 


성덕을 했다네. 91만 뷰! 


어떻게 보면 나는 성덕에 가깝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하면은). 작년에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를 콘텐츠로 제작해서 무려 91만 뷰를 기록한 것. 영화가 개봉되기 1년 전부터 기다렸다. 폭스에서 올라오는 짧은 클립을 돌려보고 또 봤다. 개봉 후 달려가서 영화를 보고, 비하인드 신 이야기를 담은 영상도 챙겨봤다. 그 영상 중 프레디를 회상하는 멤버들을 담은 인터뷰를 편집했다. 번역, 대본, 편집까지 모두 담당해서 올렸는데, 블랙스완이 터져버렸다. 그렇게 잊지 못할 콘텐츠가 탄생했다. 


https://youtu.be/htG8D5eV11E


이어폰 속 세상은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체성이 형성될 시기에 해방감을 주는 음악을 찾았던 것은 당연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공부에 힘들고 자유라고는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음악이 유일하게 허락된 일탈이었기 때문이다. 이어폰을 꽂으면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어폰 속 세상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은밀한 나만의 세계가 펼쳐졌다. 많은 감시와 눈치 속에서 지냈지만, 음악은 그 누구도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심취할 수 있었다. 아마 음악이야말로 첫 번째 취향이지 않을까.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게 음악을 들려주는 퀸에게 감사를. 그리고 마왕은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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