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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태태 Jul 08. 2020

마지막으로 읽는 세계사 책

드디어 세계사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역사책을 읽고 싶다던 독서모임 사람들의 고민은 비슷비슷했다. 한 번쯤은 제대로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해보고 싶다는 갈증이었다. 어떤 특정 사건이나 나라를 다룬 책들은 많지만, 단순한 사건 나열이나 연대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무척 지루하다... 재밌는 역사책을 구하는 게 이렇게 어려웠나 싶을 정도로 교과서적인 기술에 항상 책 초반에 포기했어야 했다. 


사람들은 왜 역사를 궁금해할까? 우리가 역사를 알고 싶어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현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시초에 대한 물음이다. 지금이 구성된 배경을 알아야만 현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여러 사건의 충돌로 만들어졌다. 그 속에서 서사가 섞이고 맞물려서 지금이 탄생했다. 그래서 우리는 빅 히스토리를 읽는다. 


얼마 전에 읽은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는 그동안 내가 가졌던 역사책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주었고, 머릿속에 있던 퍼즐 조각이 서로 맞춰진 것 같은 지적 희열을 안겨주었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저자는 오랜 시간 방송과 저술 활동을 하면서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이야기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여러 문화, 역사, 사회 분야에서 저술과 방송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이야기꾼'이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살롱, 에듀토피아, 퍼레이드, 로스엔절레스 타임스 등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 글을 쓰고 논평했으며 오프라 윈프리 쇼, 빌 모이어스, PBS 더 뉴스 아워, 알 자지라, NPR 등 미디어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이미 여러 매체들이 반했듯이, 이 책의 독보적이면서 강력한 장점은 정말 재밌다는 점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갈 줄 아는 특출 난 재능이 있다. 그의 이야기꾼 재능이 집약된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는 누구나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다. 그는 탁월한 이야기꾼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분야의 역사책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쓰고 인정받은 작가다. 


빌 게이츠가 전격 지원하고 있는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 교육과정을 이끄는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좌)가 강력 추천한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끝난다. 
“오늘날처럼 놀랍고 광대한 세계에서 인류는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한다는
과제를 위해 전 세계적인 협력을 이끌어낼
보편적이고 글로벌한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축할 수 있을까?”

데이비드 크리스천(호주 맥쿼리 대학교 역사학 교수, 빅 히스토리 연구의 창시자)



특히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는  빅 히스토리 연구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천' 역사학과 교수가 강력 추천한 대중 역사서다. 저자 타밈 얀사리는 지금 한국의 설민석 강사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가 몰입도가 남다르고 역사적 내러티브 스토리 전개가 스펙터클하다.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을 마지막으로 봐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심지어 누구나 끝까지 읽을 정도로 흥미로우니, 다른 책을 시작하기 전에 빅 히스토리의 어렵다고 생각되는 심리적 장벽을 충분히 넘겨줄 책이다.


<The Invention of Yesterday> 아마존 평점 및 극찬한 리뷰들


참고 <데미안 설민석 강독>, tvn 인사이트


해외에서 이 책에 열광한 배경 또한 요즘 한국 독자들 설민석 작가에게 열광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설민석 작가는 그 누구보다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책을 재미있게 설명해서 누구나 그 책의 스토리에 몰입시켜버린다. <데미안>은 이미 본 책이고 익숙한 책이지만, 설민석의 강의로 탄생한 <데미안>은 정말 처음 읽는 흥미로운 책 같은 호기심을 준다. 이런 흡입력은 그의 강의가 지루하지 않고 소개한 책들 모두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이유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에는 독자들을 몰입시킬 3가지 강점이 있다. 


1. 맥락을 짚어줘서 사건과 사건을 연결시킨다



그동안 우리가 역사책이 어렵다고 느껴진 이유는 단순 사건 나열로 기록되서인데, 역사는 어떤 사건들이 횡으로 전개되는 게 아닌 '충돌'로서 탄생했기 때문에 맥락을 알아야 비로소 역사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세계사들이 충돌하고 중첩하는 과정을 '섞이기 [blending]'와 '맞물리기 [meshing]'을 조합한 '섞물리기 [bleshing]'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섞물리기는 거대 서사들이 결합하여 더 큰 하나의 새로운 세계사적 이야기를 낳을 때, 역사에서 빚어진 일을 이야기하며, 세계 곳곳에서 섞물리기 현상이 무척 자주 일어났다. 


우리가 역사를 그동안 접했던 과정은 '연표'에 횡적으로 나열된 것에 가까웠다면, 역사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 속 서사들이 어떻게 '섞물리기'가 되었는지 입체적이며 맥락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의 부제는 '인류의 문화, 충돌, 연계의 빅 히스토리'인 만큼 역사적 내러티브에서 꼭 알아야 이해되는 섞물리는 충돌과 연결을 맥락적으로 짚어준다. 


2. 역사적 관점을 소개해 역사 속 패러다임을 보는 눈을 길러준다 


"서사의 생명력은 정확성이 아니라, 
적합성이 의심받는 순간부터 약해지기 시작한다."


이 사건이 어떤 배경에서 왜 탄생했는지, 당시의 시대상과 역사적 관점을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서사의 생명력'에 대해서 여러 번 강조한다.  



어떤 사람의 특정 행동에는 다 그만한 '명분'이 있을 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독서 모임을 가고, 운동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운동복을 꾸준히 사모으는 것처럼. 모든 행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런 이유를 촉진시켜주는 게 '명분'이다. 


그런 명분을 세계사로 확장시켜보면 '서사'로 볼 수 있다. 저자는 서사의 생명력은 정확성이 아니라 적합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그만한 명분이 있는 적합한 상황이라면 전세가 역전되고 새로운 서사가 태동한다. 세계사를 이끈 촉매는 '서사의 생명력'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이루어졌다. 이런 역사적 내러티브를 이해해주는 관점을 책 곳곳에서 보여준다.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사실들이 거대한 서사의 관점에서 보여주니, 거시적으로 흐름이 파악되니 시원시원한 몽골 초원의 뷰를 바라보는 듯한 상쾌한 감정까지 전해준다. 


3. 어렴풋이 알고 있는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문화 배경의 기원을 알려준다


위에서 소개한 장점인 '역사적 맥락을 짚어주는 힘'과 충돌과 서사의 생명력 등 '관점'이 뒷받침해주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역사적 사건, 문화적 배경, 문명의 탄생의 본질이 입체적으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를 읽으면서 머릿속에 조각조각 퍼즐들이 다 제자리를 찾아 맞혀진 느낌이 가장 많이 들었다. 사건으로 배웠던 역사가 '맥락적'으로 이해가 되니 비로소 세계사라는 거대한 역사적 내러티브가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래는 평소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맥락과 서사를 알지 못했던 사건들인데,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에서는 이런 상식으로 알아야 할 사건들의 맥(脈)을 짚어주면서 현재까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한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를 읽으면서 아래 내용의 맥락과 서사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로마 제국의 팽창과 로마의 흥망성쇄
실크로드의 탄생과 그 길이 바꿔 놓은 역사


-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유대교, 힌두교 등 세계 5대 종교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면서 발생했는지

- 십자군 운동, 동인도 회사, 칭기즈칸, 마녀사냥, 역사를 바꾼 질병 등 흔히 알고 있는 대표 역사적 사건이 만들어진 과정

- 이데올로기와 이념이 만들어진 배경과 주요 인물들이 전파한 과정 그리고 파급효과

- 노예(slave), 은행원(banker), 공작(duke), 문학사 학위(bachelor of arts), 부동산(real estate) 등 많이 쓰이는 단어들의 어원이 탄생한 흥미롭고도 슬픈 배경 

- 정치, 권력, 욕망이 어떻게 세계적 서사를 이끌었는지 등 


세상을 이해하면 비로소 타인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참고 <당신이 옳다>, 세비시 강연


역사를 이해한다면 역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심리학자 정혜선은 <당신이 옳다>에서 '적정 심리학'을 소개했다. 이 심리학의 핵심은 '공감'이다. "네가 지금 어떤 행동을 하더래도 네 마음은 알아 뭔가 이유가 있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타인을 공감해주고 그럴만한 행동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상대방은 불안에서 벗어나고 안심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자기 할 일을 찾는다고 한다. 


역사를 맥락적으로 이해하면 그 거대한 서사가 발생하게 된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의문'에서 '이해'로 프레임이 바뀌게 된다. 그런 유연한 프레임으로 사람을 바라보면 타인의 이해 못할 행동 또한 받아들이고, 역설적으로도 모든 인간사의 불화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는 맥락적으로 역사적 내러티브를 짚어주었고, 나는 이 거대한 서사를 읽는 중에서 세계사에서 공감하지 못했던 사건들이 왜 일어나는지 알게 되면서, 머릿 속 퍼즐이 맞춰졌고 드디어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 더불에 세상을 바라보는 맥락적인 관점을 얻게 되었다. 여기서 얻은 맥락적 사고를 지금 살아가는 현대사에도 적용시켜보고, 인간관계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맥락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세계사뿐만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세계를 유연하게 이해하게 해 준다. 5만 년의 빅 히스토리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과 지금 현재를 맥락적으로 바라보면서 인간사를 이해하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참고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타밈 안사리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는 체인지그라운드에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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