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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스타 Jul 06. 2020

우리는 각자 자신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다르다.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으로 유명한 이 구절. 이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행복한 가정의 기준은 예를 들어 아픈 사람이 없고,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고, 서로 아껴주고, 각자 할 역할을 다하는 가정.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범한 가정이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어느 곳이 어긋나 있다. 가족 간의 갈등, 경제적 불안, 애정 결핍, 누군가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 그렇지만 지금 2020년에 읽는 이 문장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결국 알고 보면 각자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행복은 망상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는 한 사람의 편집된 일상만 보고 저 사람은 행복하겠지 착각하며 살아간다. 


각자의 삶의 색채가 있듯이 모두가 각자의 고통이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좋은 멘토가 있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은 직간접적으로 느슨한 유대를 유지하면서 살아간다. 최근 만난 사람들 그리고 알게 된 사람들은 나이, 직업, 배경이 각각 다르지만 하나의 공동체에서 함께 의지하면서 지낸다. 남들이 보면 겉으로 봤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지만, 한 명 한 명 말을 듣고 고민에 귀 기울여보면 쉬운 인생 하나도 없다. 그들도 남들에게 보이는 것 외에도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바로 우리 자신의 고민들처럼. 


이 세상에 삶의 고단함을 어깨에 짊어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엇비슷한 어려움들을 겪고 있다. 말다툼이나 갈등 또는 타협은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마찬가지로 금전, 나이 듦, 병, 죽음, 자연재해, 사고도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상황들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는 사회 안의 테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각자 그들만의 고단함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예전의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파랑새만을 쫓고 지내왔던 것 같다. 좋은 학교만 가면 인생 풀리겠지, 원하는 직업을 가지면 성공하겠지, 좋아하는 회사에 들어가면 아무런 걱정 없겠지, 나이가 30이 되면 조금 안정적이겠지 (전혀요). 나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고, 하고 싶던 일을 일찍 시작했고, 가고 싶던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행복했냐고? (전혀요) 잠시만 좋았지 또 다른 고민과 힘듦이 계속 찾아왔다. 그 당시만 해도 인생이 고통이라는 걸 부정하고 싶었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힘듦의 경중을 따지느라 허비한 시간들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명제를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고통의 역설'처럼 예상치 못한 태풍을 겪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고통을 버티는 게 아닌 받아들이는 걸로 알았다. 이걸 알기까지 (아직도 100% 체화되지는 않았겠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인생은 고통이라는 명제를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게 축복과 감사함으로 가득하다. 


매일 가는 크로스핏에서 만나는 사람들, 친절한 코치님들에게 배우는 운동, 매일 할 수 있는 일, 같이 일하는 팀원, 종종 연락하는 사랑스러운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주어진 수많은 기회들까지. 사실 팩트는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나에게 주어진 삶 그리고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니 역설적으로 나는 평화와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우리 회사에서는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숙소를 제공해 주었고, 언제나 좋은 피드백을 주는 멘토와 같이 일하고 있고, 함께 목표를 향해 일하는 팀원들이 내 곁에 있다. 더불어, 우리 공동체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과 느슨한 유대를 유지하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별다른 고충 없이 안정망이 있는 곳에서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운동을 마음껏 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별다른 고충이 없다기보다는 이제는 모든 걸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심지어 날씨까지 여름이니 '완벽한 계절'을 매일 보내고 있는 셈. 세상에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 다 누군가의 고민과 배려 그리고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앞으로 주어진 삶에서는 내 일과 소명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좋은 공동체를 구축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사람들과 나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남은 인생은 보너스 게임이다



"우리의 인생의 목적은 태어나는 것이었고,
우리는 그 목적을 다 했기 때문에
남은 인생은 보너스 게임입니다."
 -신해철-


신해철의 마지막 강연에서는 그가 우리에게 남은 인생이 보너스 게임이라고 했다. 이걸 조금 나에게 적용시켜본다면, 앞으로 주어지는 인생들은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하고 살아가려고 한다. 지금 이미 내가 원하는 가장 중요한 것들이 충족되어 있는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은 1. 좋아하는 일을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하기 2. 성장하는 삶을 살기 3. 안정적이고 유대가 있는 공동체에서 살아가기 4. 나의 시간과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환경에서 돈을 벌기 등이 있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은 이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내가 선택한 '가족 관계'에서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나의 가족들은 지금 함께하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앞으로 경험하게 될 보너스 게임도 기대가 되고, 30살 이후의 삶이 이렇게 빛이 날지는 몰랐다. 더욱 빛나는 사람이 되어 세상에 밝기를 높여주도록 더더욱 열심히 살자. 우리 회사 사람들과 나와 연결된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참고 <행복한 이기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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