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태태 Jan 13. 2018

하루를 채우는 위대한 보통적 행위

그 하루가 쌓여 위대한 창작물로 탄생한다

실제로 모든 작가에게 필요한 재능이 있다면, 
그것은 거의 변하지 않는 일을 하며 조용히 앉아 있는 능력입니다
-필립 로스-


큰 업적을 이뤄낸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훌륭한 발 자취를 남긴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어떻게 그런걸 이뤄낸걸까?

책과 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신념과 열정을 그동안 많이 접했지만, <리추얼>에서는 다른 면을 보여준다. 

그들의 하루를 잘게 쪼개서 보여 준다. 성공에 대한 아우라만 봤던 내가 그들의 실제 하루를 보게 되면서 어느 정도 '성공의 원동력'을 알게 되었다. 


'책은 지난 400년간 가장 위대한 창조자들로 손꼽히는 161명의 지성들의 완벽한 하루에서 찾아낸 결정적 리추얼들을 소개한다. 소설가, 시인, 극작가, 화가, 철학자, 영화감독, 과학자들은 창작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의 시간을 지기키 위해 하루를 어떻게 설계했는지 흥미롭게 설명한다' 


<리추얼>에서 소개된 부분 중에 그들의 공통적인 습관 세 가지를 찾았다.

1. 규칙적인 행동 패턴

2. 작업을 위한 환경 설정

3. 머리 속 환기를 위한 산책 


1. 규칙적인 행동 패턴은 창작자들의 자유 분망한 삶을 살았을거라 생각하던 내 사고의 틀을 깨주었다.

2. 작업을 위한 환경 설정은 그들도 회사원 처럼 일정한 시간 몰입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때로는 가족도 만나지 않았으며 스스로 문을 잠그고 작업했다(톨스토이).

3. 머리 속 환기를 위한 산책은 고된 작업 끝에도 새로운 창작을 위해 쉬어가는 시간을 확보했다. 주로 그들은 산책을 즐겼으며, 걷는 동안 많은 영감을 받았다 .


1. 규칙적인 행동 패턴

정확한 시간표에 따라 일한 밴저민 브리튼

영국 태생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밴저민 브리튼은 영감이 떠오르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진부한 낭만주의적인 작업방식을 혐오하며, 1967년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나는 정확한 시간표에 따라 일하는 걸 좋아합니다. 아침 9시에 책상 앞에 앉아 점심시간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게 나한테는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닙니다. 오후에는 편지를 쓰거나, 산책을 하면서 다음에 써야 할 것에 대한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차를 마신 뒤 작업실에 들어가 8시까지 작업에 몰두합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잠이 몰려와서 약간의 독서 이외에는 많은 일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체로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2. 작업을 위한 환경 설정

비저 소리에 맞추어 글쓰기를 했던 행동 심리학자 스키너

'행동 심리학자 스키너는 일상의 글쓰기를 실험실의 실험처럼 생각하며 두 가지 강화 행동을 했다.

1. 타이머의 비저 소리에 맞추어 글쓰기를 시작하고 멈추었다.

2. 글을 쓴 시간과 그 시간에 작성한 단어의 수를 그래프로 정밀하게 기록했다. 

그의 타이머는 하루에 네 번 울렸다. 자정, 새벽 1시, 아침 5시, 아침 7시였다. 스키너는 이런 습관을 휴일까지 포함해 하루도 빠짐 없이, 1990년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까지 기계처럼 충실하게 따랐다. 


3. 머리 속 환기를 위한 산책

산책 속 떠오르는 악상을 기록한 차이콥스키

차이콥스키는 매일 두 시간 산책을 했다.산책이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서, 차이콥스키는 산책 중에 멋진 악상이 떠오르면 지체 없이 기록해두었다가 나중에 피아노로 구체화시켰으니 말이다. 


<리추얼> 속에는 어떻게 보면 너무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로 반복되는 일정을 소화하는 창작자들의 하루가 보인다. 그들은 작업물이 나오지 않아도 꾸준히 작업 시간을 지켰고, 자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의식적인 환기를 시키면서 스스로를 독려해가며 앞으로 나아갔다.


"당신이 산 인생을 잘게 쪼게서 보이는Fractal과
그 하루를 구성하는 Ritual"


이런 창작자들의 하루를 보면서 인생이라는 큰 책에 속하는 하루의 페이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자연이 창조한 개념인 '프랙탈Fractal'을 여기에 적용시켜 보기로 했다. 아래는 이동진 평론가가 정의한 'Fractal'을 소개한다. 


'자연 과학에서 프랙탈이라는 게 있습니다.
프랙탈이 뭔가 하면, 나무의 작은 가지를 하나 꺾어 세워 보면 그게 큰 나무의 형태랑 같다든 거예요.
혹은 해안선에서 1센티쯤 되는 부분을 아주 크게 확대하면 전체 해안선의 크기와 비슷하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부분이 전체의 형상을 반복한다는 말이 프랙탈이라고 해요.
 
저는 인생도 정말 프랙탈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지금 천사가 있고, 천사가 어떤 한 사람의 일생을 판가름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람의 일생을 처음부터 다 보면 좋겠지만,
천사는 바쁘니까 그렇게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할게요.
그럼 어떻게 하느냐? 천사는 아무 단위나 고르는 겁니다. 예를 들어 그게 저라고 한다면, 
저의 2008년 어느 날을 고르는 겁니다.그리고 그 24시간을 천사가 스캐닝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날 제가 누구한테 화를 낼 수도 있고, 그날따라 일을 잘 해서 상을 받았을 수도 있죠.
어찌 됐건 그 24시간을 천사가 본다면, 이걸로 그 사람의 일생을 판달할 확율이 95%는 될 것 같아요.
무슨 말인가 하면, 성실한 사람은 아무리 재수 없는 날도 성실합니다.
성실하지 않은 사람은 수능 전 날이라고 할지라도 성실하지 않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이렇게 하루하루가 모여서 인생이 만들어지는 거지
인생에 거대한 목표가 있고 그것을 위해 매진해가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제 인생 블로그에 대문구가 있습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이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인생 전체를 우리가 플래닝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렇게 변화도 많고, 우리를 좌절시키는 일 투성이인 인생에서 어떻게 해서 그나마 실패 확률을 줄일 것인가? 그것은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것밖에 없다는 거죠.'


하루 하루는 인생 전체를 구성한다.
그리고 그 하루는 인생으로 다시 채워진다.

나는 인생 전체에서 '하루'를 바라보는 관점을  Fractal이라 생각하고,

인생 전체를 구성하는 하루에 의식적으로 행하는 행동을 'Ritual'이라 생각한다.

Ritual: 1. (종교상의) 의식 절차 2.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 같은 일

결국 핵심은 어떻게 하루를 반복적으로 채워나가서 보람있는 '인생 Fractal'로 구성하느냐이다.


의식적으로 행하는 행동 중에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것 그리고 성장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

여기서 더 파생된다면 하루를 구성하는 시간대를 기록한 데일리 리포트로 연결 지을 수 있다.


<리추얼>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사실 모두 알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하루'의 개념이다. 내가 매일 읽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내 미래의 자양분으로 남는다. 하루의 시간을 조금 당겨서 미리 쓰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습관 그리고 지치지 않기 위한 적절한 휴식과 운동. 지금 하고 있는 의식적 노력이 미래의 나를 구성하는 것이다. 


반대로, "나의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라는 나폴레옹의 말 처럼 내가 하는 그릇된 행동들도 미래의 나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다시 인지하게 되었다. 지금 쓰고 있는 데일리 리포트가 한 장 한 장 엮어, 미래의 책을 만들어 낸다는 것.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치에 다다르기 위해 하루 하루를 채우는 것.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하루 하루를 채우지 못하면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한다는 것. <리추얼>을 통해 하루와 인생을 보는 또 다른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시야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나의 몫은 하루 하루를 의식적으로 채워 나가는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장할 방법이 없다는 의식이 팽배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