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모듈러 씽킹
상업적 성공과 관계없이 완벽하게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한 스마트폰이라는 평을 듣는 페어폰이 2021년 TWS (True Wireless Stereo Earbuds)를 출시한 이후에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한 헤드셋을 출시했습니다.
페어폰이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하는 목적은 재사용 용이성, 수리 용이성, 재활용 용이성을 달성하기 위함입니다. 헤드셋도 동일한 콘셉트를 위하여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헤드셋을 사용하다 보면, 귀를 덮는 쿠션이 해지거나, 머리 부분을 지지하는 부분이 부러지거나, 단선이 되거나,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헤드셋을 새롭게 구매하는 게 아니라, 스페어 파트를 따로 구매해서 손쉽게 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한 것입니다. 게다가 환경을 친화적으로 재활용이나 자연 폐기가 가능한 소재로 제작했다는 점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https://shop.fairphone.com/en/spare-parts
현재까지는 헤드셋에 대한 스페어 파트를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페어폰이나 이어 버드처럼 동일하게 스페어 파트를 판매할 예정입니다.
물론, 가격이 싼 편은 아닙니다. 단일 제품으로는 저렴하진 않지만, 라이프사이클 비용을 생각했을 때는 좀 더 저렴해지는 효과를 추구한 것이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모듈 간 독립성을 높이다보가 제품 전체는 좀 투박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모듈 간의 독립성을 위해서는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하고 표준화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제품 자체가 커지거나, 디자인이 투박해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페어폰의 헤드셋 사례를 보면서 배울 수 있는 모듈러 씽킹을 살펴보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첫 번째, 제품과 모듈 간의, 모듈과 모듈 간의 라이프사이클을 디커플링 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제품과 부품의 라이프사이클은 대체로 동기화됩니다. 물론 고장이 날 경우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하는 경우 제품과 부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차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고, 제품이 폐기되어도 일부 부품은 재사용/재활용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런데, 페어폰의 헤드셋은 제품 자체의 라이프사이클을 연장시키는 방향으로 디커플링을 했습니다. 모듈을 쉽게 교체할 수 있게,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만들어서 제품 자체의 수명이 늘어나는 거죠. 그리고, 폐기가 되더라도 최대한 모듈, 부품 단위로 재활용하게 만든 것도 디커플링의 결과로 볼 수 있죠.
두 번째, 인터페이스 단순화와 표준화를 통한 모듈 간의 독립성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모듈러 디자인에서 중요한 활동 중 하나가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나눠진 모듈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하는 겁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인도 조립이나 분해가 쉽다고 생각될 정도로 모듈 간 인터페이스가 단순화되어 있습니다.
※ 페어폰에서 만든 헤드셋에서 알 수 있는 모듈러 씽킹
시스템의 라이프사이클, 모듈의 라이프사이클의 디커플링
모듈과 모듈 간의 라이프사이클의 디커플링
인터페이스 단순화 / 표준화를 통한 모듈 간 디커플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