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에 가까운 조합의 효과는 이상일뿐
DIY (Do-It-Yourself) 제품이 자랑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양한 조합은 실제로
구현하기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조합을 통해서 다양한 제품 구성을 갖기 위해서는 소위 "모듈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먼저 제품이 모듈 단위로 나눠져 있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각각의 모듈이 고객이 선택할 사양을 담당해야 합니다.
보통 모듈화가 기능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기까지 고려해서 나눠져 있다고 해도,
모듈 간 인터페이스가 표준화가 되어있어야 하고, 모듈 간 인터페이스 종류가 한 가지로 통일되어야 합니다.
전자는 시간이 흘러도 기존 모듈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보장하는 것이고,
후자는 현재 존재하는 모듈들이 자유롭게 조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죠.
레고를 보면, 과거에 출시된 제품이나 현재 출시되고 있는 제품이나 미래에 출시될 제품의
블록들이 문제없이 결합이 되는 것도 블록 간의 연결 관계, 즉 인터페이스가 표준화가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인터페이스가 표준화되고, 인터페이스 종류가 한 가지라고 해도
문제가 남습니다.
모듈 별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장해야 합니다.
만약 모듈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추후에 어떤 식으로 조합이 되던 문제는 발생하게 되고
이것을 보완하려면 큰 비용을 써야만 할 겁니다.
즉, 모듈 별로 독립적으로 검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듈 별로 독립적으로 검증이 가능하여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조합되어 만들어진 제품이 기능 상/성능 상의 완결성을 가져야만 합니다.
조립 피시를 만들 때, 선택한 CPU, 마더보드, 메모리, 파워 등을 결합해도 작동을 안 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조합 별로 완결성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기업이 수많은 조합의 제품을 모두 테스트할 순 없습니다.
즉, 고객의 선택이 제품 전체의 완결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만 선택지에 포함시키던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선택지를 제한할 수밖에 없겠죠.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경우를 다 테스트해 봐야 할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의 복잡성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위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예상되는 비용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무작정 고객에게 선택지를 넓혀주긴 어렵겠죠.
잘 살펴보면,
고객이 무제한에 가까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제품은 선택을 어떻게 하더라도
고객이 선택하는 제품 자체에 완결성에 큰 문제가 없거나 (예를 들어서, 소파 같은 가구가 대표적입니다.)
아마도 성능과 관련 없는 옵션이나 디자인에 대한 자유도가 크게 해 놨을 겁니다.
성능에 관련된 핵심 사양은 사전에 정해두었거나, 소수의 선택지만 남겨두었을 겁니다.
어차피 수많은 선택지를 좋아하는 고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너무 선택지를 주지 않아도 싫어하지만, 너무 많은 선택지를 줘도 고객은 좋아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