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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회 Sep 05. 2023

땀의 과학

익숙한 것의 새로운 탐험, 땀의 과학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7158133


“땀”이란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음과 같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더운 날 미친 듯이 흘러내리는 땀은 짜증의 대상이기도 할 겁니다.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쏟아지는 땀은 피로감 해소의 증거이기도 할 겁니다.                      

                        열심히 뛰고, 운동하고 흘리는 땀은 건강해지는 표현일 겁니다.                      

                        비좁은 실내에서 남이 흘리는 땀은 냄새나고, 민망한 상황의 귀찮은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땀은 근면, 성실, 정직한 노동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땀을 흘리면 어떻게 하나요?


닦아내고, 씻어내고, 흘리지 않게 약품을 사용하기도 하겠죠. 땀은 사람에 불필요한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하진 않나요? 땀은 안 흘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불필요한 존재로 보진 않나요? 혹은, 냄새를 일으키고, 지저분하고, 화장을 망치는 오염의 존재로 보고 있진 않나요?


어떤 이는 땀을 소변이나 대변과 같이 사람이 배출하는 노폐물로 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가난한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불편함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사회적인 편견을 무시하고 이 책은 땀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책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볼까요?


첫 번째, 땀에 대한 과학적 존재의 이유부터, 땀과 관련된 사회/문화/경제적 이야기, 땀과 관련된 역사까지 땀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땀은 사실 인간의 진화의 산물이고, 인간이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최적의 장치라는 점은 정확히 몰랐던 사실이었습니다. 만약 인간이 땀을 흘리지 않았다면, 다른 동물들이 하는 방식 대로 오줌을 다리에 뿌려서 체온을 내리거나, 혀를 밖으로 계속 내밀고 있어야 하는 등 창피한 모습을 연출했어야 할 겁니다. 그걸 알고 나니 “인간이 땀을 흘리는 게 참 다행이구나”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인간은 외부 요인이든, 내부 요인이든 지속적으로 열을 발산하는 존재이고, 컴퓨터가 쿨러를 통해서 열기를 빼내듯이 열기를 빼내는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열에 약한 뇌와 장기가 먼저 손상을 입을 것이고, 결국 죽음에 이를 수 있겠죠. 땀은 단순히 불편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생명 유지의 수단인 셈입니다.


땀은 대단히 인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대부분 동물은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지 않는다. 사실 일부 진화생물학자는 땀 흘리는 능력이 인간이 자연계를 지배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말끔하게 차려입고 싶어도 옷이 땀에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거나,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땀투성이가 되어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별로 위로가 되는 말은 아니다.

- 땀의 과학 -


두 번째, 땀은 인간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땀의 의미를 단순히 해결해야 하는 인체의 특징으로 생각했지만, 책 덕분에 땀의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하여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땀은 흘리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물질로 체취로 알게 모르게 친밀감이나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땀을 통해서 배출되는 체취는 결국 체질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체질이 비슷한 사람끼리 끌리거나, 다른 사람끼리 밀어내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땀 자체로 건강 상태와 개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땀이 포함하는 것이 수분 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기에 땀을 통해서 개인의 건강을 포함한 체질을 파악할 수도 있고, 지문이나 DNA를 통해서 인물을 특정할 수 있는 것과 같이 땀의 구성 성분을 통해서 인물을 특성 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그 외에 땀과 관련된 산업과 역사적 사실이 있습니다.


땀을 통해서 나오는 체취가 땀 자체의 냄새가 아니라 결국 인체 내부의 물질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마이크로옴의 상호 관계로 인한 것으로 지나친 체취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계의 노력도 재미있었습니다. 냄새 안 나는 사람의 땀을 냄새가 심한 사람에게 이식을 한다거나, 땀을 안 나게 하는 노력이 오히려 유익한 세균들의 번식을 방해하고, 역효과를 내서 체취가 심해졌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산업계의 필요에 의해서 가짜 땀이 상당히 많이 소비된다는 점도 인상 깊은 내용이었습니다.


이처럼 땀과 관련된 과학적, 역사 이야기는 익숙해서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했던 대상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책인 점에서 꽤 읽을 만하고 유익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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