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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뒤에 숨지 마라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by 심야서점

전사 교육을 위한 교재를 만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한참을 논의한 후에 퇴근 시간이 지나서 각자 나눠서 교재를 만들 범위를 결정했습니다. 흩어져서 작업한 후에 다시 모여서 검토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저는 그 상황을 이해 못 했습니다. 퇴근 시간도 지났고, 내일 해도 되는 일을 왜 굳이 지금 남아서 해야 하는지 답답했죠.


그 생각이 결과물에 묻어 나왔는지, 교재 리뷰를 하는데 회사 선배가 절 따로 불러내서는 한참을 꾸짖었습니다. 교재 한 부분 한 부분을 얼마나 성의 없게 만들었는지 지적을 하는 과정이 처음에는 퇴근 시간까지 미뤄가며 작업을 하는 데 억울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저의 민낯을 내놓는 것 같아서 창피했습니다.


“근무 시간이 미뤄진 건 잘못된 것이다. 그렇지만, 그걸 문제 삼으려면 당신이 맡은 일은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 “당신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한 일의 결과물은 못 봐줄 정도이다.”


그 당시 전 제대로 퇴근을 못한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나쁜 기분을 가지고, 대충 일 한 겁니다.

즉, 기분이 일의 결과물로 표출이 된 겁니다.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요? 데드라인이 정해진 일이기 때문에 급하게 일 처리를 했어야 한다면, 상황을 설명을 듣고, 먼저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낸 후에 제 생각을 말하는 겁니다.


“일정이 급하니 최대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부적인 것까지 결정한 후에 작업 결과물을 전체 리뷰하는 것보다 최소한의 방향성만 정하고 나눠서 작업한 후에 결과물을 가지고 논의합시다.”


등으로 저는 충분히 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생각도 있었고, 그전에 제가 제 일에 대한 결과물을 치열하게 만들어낼 능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기분 뒤로 피한 거죠.

“어차피 짜증 나는 상황은 아무것도 좋아지지 않을 거야”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면, 먼저 프로페셔널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기분이 아니라 역할로 먼저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야 합니다.


아니면, 일이 진행되기 전에 확실한 의견을 내놓아야 합니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안과 함께 내놓아야겠죠. 그게 아니고, 직접 말하긴 힘들고 상황은 짜증 나니까 기분에 취한다면 투정 부리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간혹, 같이 일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기분이 나쁜 것이 표정, 태도, 일의 결과물에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므로, 기분이 나쁠 땐 어떤 식으로 드러날 수 있겠죠. 그렇지만, 기분에 좌우되는 태도, 일의 결과물은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자신의 기분에 숨지 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Image by PublicDomainPicture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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